대림 제 2주일(가해) - 인권주일
제 1독서 : 이사야 11,1~10
제 2독서 : 로마서 15,4~9
복 음 : 마태오 3,1~12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마태오 3,2)
어떤 배의 선장과 항해사는 늘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출항할 때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문제가 있다고 항의했지만 그들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요. 선장은 둘 중에 하나가 그만두기 전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다고 자신이 그만 둘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항해사를 쫓아낼 방법을 궁리합니다.
바로 그 순간, 선장은 항해사가 비번인 날에 가끔 술에 취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항해사가 해고당하도록 하기 위해 그의 술 먹는 습관을 이용해서 항해 일지에 이렇게 적었지요.
“XX년 XX월 XX일, 오늘 항해사가 술에 취했다.”
다음 날 선장의 항해 일지에 자신이 술에 취했다는 내용을 발견한 항해사는 선장을 찾아가 그 기록을 삭제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러나 선장은 사실을 기록한 것이기에 절대로 삭제할 수 없다고 했지요.
그리고 며칠 후 선장은 항해 일지에 항해사가 자신에 대해 기록한 글을 발견했습니다.
“XX년 XX월 XX일, 오늘은 선장이 술에 취하지 않았다.”
이 기록을 발견한 선장은 항해사를 찾아가서 항해 기록을 당장 삭제하라고 소리쳤지요. 하지만 항해사는 사실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 지울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내용은 내가 늘 술에 취해 있다가 이날 하루만 술을 먹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하고 선장이 따져 물었지만 항해사는 “다른 날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날 분명히 선장님은 술에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을 기록한 것뿐입니다. 절대 지울 수 없습니다.”
이 두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국 두 사람은 귀항하자마자 모두 해고당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진실은 분명히 좋은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과의 의견 차이를 보일 때 우리는 종종 “나는 진실을 말했을 뿐이야.”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앞선 이야기에서처럼, 사람의 말은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진실이 거짓보다 더 악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광야에서 힘껏 외칩니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다가왔다.”
분명한 사실이며 진리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 말을 죄인이 외치고 있다면 어떨까요? 사람들은 ‘자기부터 회개할 것이지.’라면서 콧방귀만 뀔 것입니다. 하지만 세례자 요한의 외침에는 많은 이가 동의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는 말만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즉, 본인 스스로 광야에 나가 속죄의 마음을 갖고 고행했기에 힘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세례자 요한은 이 사실을 다시금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써 보여라.”
말은 아무리 분명한 진리라 할지라도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악으로 변할 소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말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서 선을 행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직접적인 선한 행동이 바로 2000년 전 세례자 요한이 행했던 주님의 길을 닦고 그분의 길을 고르게 하는 첫걸음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는 오늘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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