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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9일 대림 제 4주간 월요일(가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6-12-20 조회수 : 304

대림 제4주간 월요일(가해)

 

제목 : 개입

 

사람들은 모두가 자기의 뜻대로 살기를 바랍니다. 계획이 있고 바램이 있고 기대라는 것이 있지요. 하지만 인생은 끊임없이, 나의 뜻과는 전혀 다른 어떤 일들과 마주하게 합니다. 계획하지 않았으나 아프기도 하고 바라지 않았으나 실패하기도 하며 기대하지 않았으나 고통당하기도 합니다. 일종의 개입들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뜻하지 않은 개입에 대하여 속수무책일 뿐만 아니라 병고와 가난과 상처와 죽음을 이겨낼 힘이 인간에게는 넉넉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다른 차원의 개입을 희망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인생이 나의 뜻과는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할지라도, 그 어찌할 수 없음을 발생시킨, 원치 않은 개입을 능가하는 더 큰 개입을 희망하기 시작합니다. 그 이름이 하느님입니다.

 

어찌할 수 없는 이 인생을 하느님께서 개입해달라는 겁니다. 이것이 신앙입니다. 하느님의 개입을 바라고 희망하며 줄기차게 호소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내 뜻대로 나의 삶이 착착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 신앙이 아니라, 나의 뜻을 넘어서는 하느님의 뜻과 계획이 내 인생을 지배해주시고 바꾸어주시고 뒤엎어주시기를 허용하고 수용하는 것이 신앙입니다.

그런 신앙인의 눈에 성탄이라는 사건은 바로 하느님께서 인간을 그대로 놓아두지 아니하시고 지금 그리고 여기, 아주 구체적으로 나의 인생에 개입하심을 기뻐하는 사건입니다. 도대체가 하느님 없는 인생은 기쁠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허무하고 허망합니다. 모든 인생이 그러하듯이, 한다고 했지만 별로 한 것도 없이 사라집니다. 그러니 하느님께서 개입해주십시오! 어떤 것이든 당신의 개입을 저는 수용할 것입니다. 입술이 막혔던 즈카르야가 하느님의 개입을 받아들이게 되자 비로소 혀가 풀려 하느님을 찬미하기 시작했듯이, 지금 우리들 인생 안에 벌어지는 아주 많은 일들을 하느님 개입의 사건으로 바꾸어갈 필요가 충분히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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