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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2일 재의 예식 후 목요일(가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7-03-03 조회수 : 281

재의 예식 후 목요일(가해)

 

제목 : 매일 자기를 버리는 것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의 수난과 죽음, 부활에 관해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지고 당신의 뒤를 따르는 행위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두 가지 전제를 다십니다. 그것은 자기를 버리는 것매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당신 자신을 온전히 십자가의 죽음에 맡기셨고, 그것도 모자라 매일 우리들의 밥이 되셨습니다. 예수님의 몸과 피를 우리 생명의 양식으로 아낌없이 다 내어놓으신 것입니다. 우리들의 스승이신 예수님께서는 말로서가 아닌 행동으로서 이렇게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의 눈물겨운 사랑을 체험한 우리는 이제 그 모범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손수 보여주신 모범에 따라 살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전제 조건이 필수적으로 따라옵니다. 첫 번째는 예수님처럼 우리 자신을 버리는 것, 죽이는 것입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갈라 2,20)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실 수 있도록 자신을 버리고 비우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마음 내킬 때에 어쩌다가 한 번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지속적이고 항구하게 십자가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좋은 일이 있고 행복할 때에만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처지나 상황에서라도 흔들림 없이 예수님의 길, 고난의 십자가 길을 뒤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오직 한 분이신 스승 예수님의 뒤를 따르려 하고,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모범을 그대로 본받으려 합니다. 예수님을 뒤따르는 제자로서 개개인에게 주어진 몫이 자기를 버리는 것매일 따르는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 신앙 공동체에게 주어진 몫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신앙 공동체가 올바른 길, 주님을 따르는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들 각자가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자기 주장만 강하게 내세우기보다는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면서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인 신명기에서는 모세가 백성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너희 앞에 생명과 죽음, 복과 저주를 내놓는다. 너희나 너희 후손이 잘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여라. 그것은 너희 주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요 그의 말씀을 듣고 그에게만 충성을 다하는 것이다.”(신명 30,19-20).....모세는 오늘 우리 앞에 생명과 죽음, 행복과 불행, 복과 저주를 내놓습니다. 생명과 행복과 복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죽음과 불행과 저주를 택할 것인지 하는 것은 우리들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들은 모두 예수님의 제자들입니다. 선택은 우리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는 삶으로써 생명과 행복을 얻을 것인지, 아니면 자기를 내세우고 매일 제 십자가를 내팽개치는 삶으로써 죽음과 불행을 얻을 것인지 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사순 시기를 보내면서, 예수님의 제자로서 온전히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충실히 따를 수 있는 은혜를 간구합시다. 좌절과 절망 속에서 주저앉을 것이 아니라 희망 속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신앙인은 결코 요란하지 않습니다. 남에게 드러내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봄을 알리는 새싹이 드러나지 않게, 아무도 모르게 새 생명을 시작함을 기억하며 우리 모두 은혜로운 사순 시기를 맞이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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