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일 축제 내 목요일(가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것처럼 보이는 아이가 걷는 것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렇게 걷기까지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할까?”
그리고 곧바로 이런 질문 자체가 의미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 어린 아이가 “나는 얼마만큼의 노력을 하면 제대로 걸을 수 있을 거야.”라는 식의 계산을 했을까요? 아닐 것입니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그저 계속해서 걷다보니 저렇게 잘 걷게 된 것이지요. 즉,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한가?’라는 질문보다는 물러서지 않는 자세가 필요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치고 힘든 상황이 오면 뒤로 물러섭니다. 또한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스스로 할 수 없음을 깨닫고 포기를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의 범주 안에 스스로 들어가려고 할까요?
“거액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80% 이상은 아주 불행하게 산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연히 이번 주 로또 복권 1등 당첨 번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번호의 로또 복권을 사시겠습니까?”
이 질문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복권을 사겠다고 말씀하시더군요. 80% 이상이 아주 불행하게 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말입니다. 왜 그럴까요? 스스로를 80%의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는 이렇게 보통 사람 이상이라고 생각하면서, 왜 어렵고 힘든 상황에 도달하면 보통 사람의 틀에 자신을 넣으려고 할까요?
어떤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믿음을 간직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믿음이 기적을 만들어내는 힘을 내게 주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역시 스승의 죽음 이후에 모두 다락방에 숨어 있습니다. 죽음이라는 상황에서 뒤로 물러선 것이지요. 바로 그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하신 첫 마디가 무엇이었습니까? “평화가 너희와 함께!”였습니다. 평화를 누리는 상태는 뒤로 물러설 때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상태, 희망이 자리 잡는 상태인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뒤로 물러나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평범하고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원치 않으셨던 것입니다.
우리 역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주님의 평화를 우리의 마음속에 가득 담아야 합니다. 그래야 나를 뛰어넘는 삶, 대부분의 사람들이 걷는 길이 아닌 주님께서 걸으신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음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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