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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27일 부활 제 2주간 목요일(가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7-04-27 조회수 : 286

부활 제 2주간 목요일(가해)

운전을 하다보면 옆 차선의 차 앞으로 들어오겠다면서 방향지시등을 켜는 분이 계시지요. 그때 약간의 속도를 늦춰서 제 앞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러면 비상등 신호를 켜서 들어올 수 있도록 해준 것에 대해서 고맙다는 표시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한 주일을 잘 보내고 나서 쉬는 월요일에 차를 몰고서 동창 신부와 어디를 가고 있었는데 길이 꽤 막혔습니다. 바로 그때 옆 차선에 있던 차 한 대가 방향 지시등을 켜고서 저희 차 앞으로 들어오겠다는 표시를 했지요. 그래서 저는 속도를 늦춰서 그 차가 안전히 들어올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그런데 이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지 아무런 표시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그 순간 이렇게 말했지요.

아니, 이렇게 막히는 길에서 양보를 해줬는데 고맙다는 표시는 해야 하는 것 아냐?”

그러자 조수석에 앉아 있던 동창 신부가 이렇게 말합니다.

, 열받지 마. 고마워하면 좋겠지만, 고마워하지 않으면 또 뭐 어때?”

 

생각해보니 고마운 마음을 갖든 그렇지 않든 그것은 상대방의 자유이지요. 그 자유에 대해서 제가 이러쿵저러쿵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요. 물론 제가 큰 손해를 봤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마움을 받지 못해서 손해를 봤다고 느끼는 것과, 그 때문에 마음이 계속 흐트러지는 손해를 구별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마음이 계속 흐트러지는 손해까지 당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이런 식으로 마음이 불편해지는 손해까지 감수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내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주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다.’라는 마음을 갖는다면 어떨까요? 내 마음이 불편해지는 손해는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그러나 아드님께 순종하지 않는 자는 생명을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진노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게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을 믿고 순종하는 자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바로 주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입니다. 주님께서 그토록 강조하셨던 사랑을 철저하게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랑은 보상을 받는 사랑일까요? 내가 하나를 주었으면 하나를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것이 사랑일까요?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모든 것을 우리들에게 내어주셨습니다. 어떠한 보상을 원하지 않았으며, 또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원하셨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주님의 이 모습을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 삶이 바로 영원한 생명으로 향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세상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보상받으려는 것보다는, 주님께서 인정해주시고 보상해주시는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지혜를 청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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