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 6주간 수요일(가해)
제목 : 진리를 깨달으려는 열정
“진리”라는 말은 매우 사치스러운 단어처럼 들립니다. 어려운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매일 전투 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진리”라는 말은 너무나 고상하고 배부른 자들의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에게는 진리를 사색하기 보다는 어려운 현실을 헤쳐 나가야 하는 일이 보다 급선무인 듯 보입니다.
우리 신앙인도 진리를 사색하고 신비를 알아듣기 보다는 현실이 더 급선무인 듯 보입니다. 신앙인으로서 지닌 최소한의 양심과 하느님께 대한 어렴풋하며 세속적인 기대가 우리의 발을 이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일미사 지키기도 바쁜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진리를 묵상하거나 깨달으려는 노력은 상상할 수도 없는 사치처럼 여겨집니다. 우리에게는 채워져야 하고 만족시켜야하며 남보다 뒤쳐질 수 없는 인생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들은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학생들에 대한 인성교육의 부재가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튼 문제점이라고 지적합니다. 부모나 학교나 학생이나 대학입시를 위한 성적지상주의에 빠져 진정한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인성에 대한 교육이 없음을 한탄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 신앙인에게도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학생들에게 자신의 인성보다 성적이 더 중요하듯이 우리에게도 삶의 진리 보다는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더 중요합니다. 학생들이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듯이 우리들도 세속적인 풍요로움만으로 자신의 인생을 판단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너희를 이끌어 진리를 온전히 깨닫게 하여 주실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진리를 깨닫는 일에 관심이 없습니다. 성령은 우리를 이끌어 진리를 깨닫게 하시고자 하지만 우리는 그 성령께 다른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충만하고 풍요로워지며 행복해지기를 바란다고 저는 믿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충만한 삶을 위해 성령을 약속하셨고 그 성령은 가장 먼저 우리를 이끌어 진리를 깨닫게 하시려 합니다. 이것은 우리 삶이 행복하고 풍요로워질 수 있는 이유가 우리의 세속적인 요구들이 채워짐으로서 아니라 진리를 깨달음으로서 얻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제 우리의 관심과 노력을 조금은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합니다. 우리의 시선은 성령께 그리고 우리의 노력은 진리를 깨달으려는 열정으로 말입니다. 우리 삶이 진정으로 충만하고 풍요로워지려면 말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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