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0주간 금요일(가해)
한 여객선이 항해를 하다가 큰 폭풍을 만났습니다. 이 폭풍으로 배가 고장 나서 항로를 잃고 헤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어느 누구도 죽거나 다친 사람이 없이 어느 무인도에 잘 도착한 것입니다. 물론 다시 항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배가 고장 나서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배 안에 한동안 잘 먹고 지낼 수 있을 만큼의 식량과 미래의 식량이 될 수 있는 씨앗이 충분히 남아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언제 구조될지를 알 수 없으니 이 씨앗을 땅에 심자고 했습니다. 모두가 동의를 했고, 사람들은 곧바로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찌된 일입니까? 글쎄 땅속에 황금 덩어리가 쏟아져 나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너무나 신났습니다. 이 섬은 단순한 무인도가 아니라 황금이 가득 묻혀있는 보물섬이었던 것이지요. 계속 나오는 황금을 채취하는데 열중을 하다 보니 사람들은 처음에 생각했던 씨앗 심는 것을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나 혼자만 씨앗을 심어버리면, 다른 사람이 더 많은 황금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그 누구도 씨앗을 심지 않은 것입니다.
몇 달의 시간이 지난 뒤에 사람들이 캐서 소유하게 된 황금은 어마어마해졌습니다. 그런데 식량이 드디어 바닥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사람들은 씨앗을 심지 않아서 더 이상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늦었지요.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많은 황금을 가지고 있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더 중요한 것은 황금을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씨앗을 심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삶 안에서도 더 중요한 것을 행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즉, 순간의 만족을 주는 것과 영원한 도움을 주는 것 사이에서의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어제와 마찬가지로 조금 너무하다 싶은 말씀을 하시는 주님을 뵐 수 있습니다. 글쎄 오른 눈이 죄짓게 하거든 빼어 던져 버리는 것이 낫다고 하지요. 그리고 오른손이 죄짓게 하면 잘라 버리라고 합니다. 솔직히 말이 안 되는 말씀이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볼 때, 왼쪽과 오른쪽을 다르게 볼 수 있습니까? 또 오른손에 생각하는 뇌가 있어서 ‘나는 이렇게 죄를 지을 거야.’ 라면서 혼자 제멋대로 움직일까요? 절대로 이렇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제의 복음 말씀과 같이 죄의 뿌리부터 차단할 수 있는 선택을 과감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길, 주님과 함께 참 기쁨의 삶을 사는 길, 이 길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이 선택을 위해서 죄로 기울어지는 모든 말과 행동들을 끊어버릴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언제부터일까요? 지금 당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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