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6주간 수요일(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축일)
복음 : 마태오 13,1~9
오늘 복음의 씨뿌리는 비유를 통해 우리는 인간의 마음을 인간다운, 신앙인다운 좋은 마음으로 가꾸시고자 애쓰시는 예수님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어느 땅에나 당신의 마음, 당신의 말씀을 뿌리는 것을 보면, 당신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걱정하시는 우리의 마음을 세 가지로 말씀하십니다.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 길바닥, 즉 길은 누구나 다닐 수 있는 곳입니다. 차도 다니고, 트럭도 다니고, 트랙터도 다니고 자전거도 다니고, 강아지도 다니고, 좋지 않은 말로 개나 소나 다 다니는 것이 길이라는 곳입니다. 길바닥과 같은 마음은 모든 것을 다 좋아하는 마음입니다....좋은 게 좋다는 식의 마음입니다.
소중한 내 마음의 밭을 잘 가꾸기 위해서 울타리도 치고, 기둥도 세우고, 비 가림도 하고, 비닐로 덮기도 해서 잘 가꾸고 보호해야 하는데 그럴 뜻이 전혀 없는 사람을 두고 하는 비유입니다. 하느님도 좋고, 돈도 좋고, 사람도 좋고, 우상숭배도 좋고, 사주팔자도 좋고, 굿하는 것도 좋고, 내가 살기 위해선 생명인 배아를 죽여도 좋다는, 방만하게 내 마음을 내팽겨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마음 안에서는 하느님 말씀의 씨앗은 겸손하기 때문에, 그래서 연약하기 때문에 짓밟히고 새들이 쪼아 먹어버립니다.
흙이 많지 않은 돌밭 같은 마음은 그래도 밭으로 가꾸려고 애쓰는 마음이긴 하지만, 돌이 많은 밭입니다. 돌이란 좋지 못한 마음, 우상숭배, 원수 맺으려는 마음, 싸움, 미움, 시기, 분노, 이기심, 질투심입니다. 이런 돌이 마음에 얹혀있고 박혀있는 마음 상태를 뜻합니다. 그런 마음은 언제든지 그 돌로 다른 이를 칠 것입니다.
돌이 많은 밭에 농사가 잘 될 일이 없다. 이 돌을 주워내지 않고는, 흙을 더 넣지 않고는 말씀이 뿌리를 내리기 어렵습니다. 사랑이라는 흙,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절제라는 흙을 더 넣어야 합니다. 땅값이나 흙값이나 비슷하게 드는 것처럼 그 흙을 더 넣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시덤불이 많은 밭은 자기에 이익이 되는 것에는 가시를 숨기고, 이익이 되지 않는 것은 날카로운 가시를 내미는 마음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말씀을 이용하고, 억누르고, 찌르고, 이웃을 찌르고, 결국에는 자기 스스로를 찌르게 됩니다. 현세의 이익만을 쫓아 날카롭게 사는 이의 마음은 결국 자신마저 자신의 가시에 찔리고 말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바라시는 좋은 땅, 좋은 마음은 어떤 것인가?
길바닥도 아니고 돌도 없고 가시덤불도 없는 마음일까?
그렇기는 하지만 그보다도 좋은 땅은 오늘 복음 첫머리에 나오는 것처럼 예수님께 모여드는, 몰려드는 마음입니다. 예수님께서 계시는 곳에 몰려들어 그분의 말씀을 들으려고 애쓰는 마음이 좋은 마음이고 좋은 땅입니다.
울타리를 치고 기둥을 세우는 등 아무리 농사를 잘 짓기 위한 준비를 하더라도 돌을 아무리 주워내고, 좋은 흙을 아무리 많이 넣어도, 가시덤불을 아무리 베어내도 농부의 손길을 받지 않고서는 곡식이 자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농부의 손길을 받고자, 씨뿌린 사람의 정성과 열심을 받고자 애쓰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농사입니다.
예수님 앞에 언제나 서려고, 그분을 찾으려고 애쓰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그리고 말씀을 듣고 사랑을 먹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 마음에 제대로 울타리도 치고, 가꾸려고 애를 쓸수 있고, 돌도 주워낼, 가시덤불을 걷어낼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늘 그분만을 찾고 그분 앞에서 사랑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는 나날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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