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9주일(가해)
제자들이 배를 타고 가는 도중에 커다란 어려움을 만나게 됩니다. 복음은 이것을 "마침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다." 고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와 같은 어려움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주님이 나와 함께 계실 때도 있고 또 때로는 주님이 나와 함께 있지 않으시는 것 같은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도대체 주님은 어디 계시는가? 지금 내가 이렇게 큰 어려움을 만나서 허우적대고 있는데 주님은 나의 고통을 알고 계시는가? 주님은 제자들에게 다가 가시듯이 절대로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아니 한 번도 우리를 포기한 적이 없으시고 우리한테서 떠나신 적이 없습니다.
제자들이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리고 있을 때 그들에게 다가가시는 분은 예수님이셨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이다!"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유령이다!"라고 소리를 지르는 제자들에게 다가 오시어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 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유령이다!" 라고 소리를 지르면서도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에게 다가오시어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 하지 마라."라고 격려해주시는 주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절망 속에서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라는 외마디 속에는 항상 우리를 위로하시는 주님의 소리가 있습니다.
우리를 격려해주시는 말씀이 있고 "나다."라고 당신 자신을 보여 주시는 표지가 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아니 그 소리를 들으려고 하고 그 표지를 읽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어려움을 만나게 되면 우리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많은 유령들이 있는 법입니다. 예수님을 예수님으로 보지 못하고 "유령"으로 보이게 하는 많은 허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깊은 수렁으로 빠져 들게 되는 것이지요. 지금 제자들의 상황이 바로 그런 상황입니다.
베드로는 다른 제자들이 "유령이다!" 라고 두려움에 휩싸여 상황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는 주님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즉시 주님께 신뢰하는 청을 드립니다. "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예수님이 "오너라"하시자,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위를 걸어 예수님께 갔다. 그러나 베드로는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그만 두려운 마음을 가졌다. 그 결과 베드로는 물에 빠져 들기 시작하자.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하고 다시 주님을 찾았고 주님께 도움을 청하는 소리를 질렀습니다. 고맙게도 예수님은 다시 곧 손을 내미시어 그를 붙잡으시고,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라고 따끔하게 나무라십니다.
결국 베드로가 물에 빠진 것은 믿음이 약하였기 때문이요, 믿음이 약하다는 말은 의심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럼 의심이란 무엇일까요? 의심이란 확신과 불신 사이에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의심이란 어느 한쪽에 완전히 기울어진 것이 아닌 이쪽에도 조금 걸치고 저쪽에도 조금 걸쳐 있는 상태입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뜻인지 아닌지, 저것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 이 길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길인지 아닌지, 하느님의 뜻은 어디에 있는가? 라고 자문하게 될 때가 이것은 아직 확실하지 못한 의심 중에 있다는 말일 것입니다. 그러면 의심이 들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의심이 든다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의심은 우리의 신앙을 더욱 성숙시켜줄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아니면 우리의 불신만을 더욱 더 크게 만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의심이 들 때 우리가 무엇을 바라보느냐? 무슨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확신과 불신 절대적인 믿음과 절대적인 불신 사이에서 일어나는 의심 중에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라는 소리를 아마도 수없이 경험한 후에야 비로 서 확고한 믿음으로 성숙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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