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십자가 현양 축일(가해)
세인의 존경을 집중하고 있는 성물 중에 가장 귀중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구속하시기 위하여 못 박히신 십자가입니다. 그 이유는 십자가가 없었다면 우리는 구속 사업의 은혜를 받지 못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성교회에서는 이 십자가에 찬미와 존경을 드리기 위하여 성 금요일 외에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정했습니다.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은 옛날부터 교회에서 거행되었으며 예수 부활과 예수 승천축일과 같이 큰 축일로 지냈었습니다.
성 십자가 현양이 더욱 성황을 이루게 된 것은 동로마 황제 헤라클리오가 페르시아인들 손에서 그 십자가를 탈환해 온 628년경부터였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헤라클리오 황제가 주님을 따르고자 화려한 의관을 갖추고 손수 십자가를 메고 갈바리아 산에 올라가려 하였으나 웬일인지 발걸음이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뜻하지 않은 광경에 주위 사람들이 떠들기만 할 때, 총 주교 자카리아는 황제 앞에 나아가 “옛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 십자가의 길을 가시관을 머리에 쓰고 군인이 입던 헌옷을 두르고 올라 가셨습니다. 그런데 폐하께서는 금관과 훌륭한 차림을 하고 계십니다. 아마 이것이 주의 뜻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닙니까?” 라고 하였습니다.
신앙이 두터운 황제는 이 말을 듣고 과연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며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다시 십자가를 메고 걸었던 바 이제는 아무 일 없이 순순히 움직여져 산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성 십자가는 신자들의 공경을 받게 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조금도 변함이 없이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신앙의 표적이며 악마의 공격을 막는 방패이며 죄인들의 희망을 일으켜 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십자가는 옛날에 죄인들의 형구로서 치욕의 표였습니다.
그런 것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인을 구속하시기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후로는 오히려 영광의 상징으로 변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의를 위하여 고난을 받게 될 때에 조금도 실망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너희는 슬퍼할 것이나 그 슬픔이 변하여 즐거움이 되리라”하신 주님의 말씀을 상기하며 나날이 당하는 고통의 모든 십자가를 용감히 잘 참아 이기도록 힘쓰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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