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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018년 1월 3일 주님 공현 전 수요일(나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8-01-31 조회수 : 459

주님 공현 전 수요일(나해)

 

등산을 다니다 보면 겪게 되는 일 중의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열심히 앞만 보고 산을 오르다 보면 길을 잃어버리거나 헤맬 때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해라도 떨어지면 상황은 심각해집니다. 길을 잃고 헤매다가, 해 떨어지고 체온 떨어지고, 비상 식량 떨어지고..

그러면 꼼짝없이 사면초가에 빠지고 맙니다. 생명의 위기상황 앞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저 앞에 매표소 몇 Km’라고 정확하게 적힌 이정표를 만나게 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그제서야 안심이 됩니다.

산행하는 사람들에게 이정표는 정말 고마운 존재입니다.

어떤 면에서 세례자 요한은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야할 길을 정확하게 제시해 준 제대로 된 이정표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제대로 된 이정표 하나 없이 캄캄한 밤길을 걸어가던 이스라엘 백성들이었습니다. 위험하게도 이정표 하나 없는 험한 산길, 폭설이 내린 깊은 골짜기를 헤매던 이스라엘 백성들이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기저기 암초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가짜 메시아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해 백성들을 현혹시킵니다. 불안한 표정의 백성들은 이리 우르르 몰려갔다가 저리 우르르 몰려갔다가 하며 오합지졸처럼 행동했습니다. 이런 어둠과 방황의 세월을 보내고 있던 백성들 앞에 세례자 요한이 등장합니다. 그는 다른 예언자들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헛된 맹세도 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진지했습니다. 말과 행동에 신뢰가 갔습니다. 백성들도 제대로 된 예언자임을 직감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본격적인 공생활을 시작하시자, 그리고 마침내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 자신을 향해 다가오시자, 세례자 요한은 기다렸다는 듯이 정확하게 안내합니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예수님에게로 쏠립니다. 세례자 요한만을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이 이제 마침내 나타나신 진짜 주인공을 향해 삶의 방향을 돌리는 순간입니다. 우리 신앙인의 삶은 어찌 보면 이정표로서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 우리의 인생은 결국 그리스도께서 서 계시는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해도 성공한 것입니다.

나의 삶의 모습이 세상 사람들에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이정표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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