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4주일(나해)
제목 :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제복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께서 율법학자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마르 1,22)
당시에 가장 권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특별히 어떠한 말을 하지 않아도 복장에서부터 풍기는 느낌이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들도 특별한 옷차림을 하거나 제복을 입게 되면 상황에 맞는 ‘권위’를 풍깁니다.
병원에서 보이는 흰 가운이나, 경찰의 제복 등이 그렇습니다. 교복 역시 마찬가지이겠지요. 그런데 예수님은 특별한 복장을 하지도 않으셨는데,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보다 더 놀라운 권위를 드러내셨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권위는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제가 교우들을 만나고 환자 영성체나 집축복을 나가면 많은 이들이 제가 사제임을 알아봅니다. 사제복을 입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사제복을 갖추지 않고 교우들이 모인 곳이 아닌 곳을 간다면 제가 사제임을 알아채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교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성체조배를 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물어보지 않아도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하지만 성당이 아닌 다른 곳에 간다면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적어도 내가 드러내 전에는 말이지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권위는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행동에서 드러나는 권위로 더러운 영까지 복종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권위는 하늘에서 온 것이며, 그 권위는 우리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드러나기에 더욱 힘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권위를 드러내기 위해 특별히 다른 제복을 입을 필요는 없습니다.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써, 그리고 성당에서 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장에서 이웃을 사랑하는 모든 행위가 하느님의 권위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모상에 따라 창조된 인간이기에 드러날 수밖에 없는 권위를 생각하며 하느님의 말씀과 사랑을 실천하는 한 주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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