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2018년 2월 10일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나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8-04-01 조회수 : 310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나해)

 

마르코 복음서에는 예수님께서 군중을 먹이시는 두 가지 빵의 기적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6,30~44)이고, 다른 하나는 사천 명을 먹이신 기적(8,1~9) 이야기이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기적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제자들에 대한 교육과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

4천명의 군중의 상황은 악조건 그 자체이다. 이런 상황이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알 수 있는데, “저 군중이 가엾구나.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내 곁에 머물렀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내가 저들을 굶겨서 집으로 돌려보내면 길에서 쓰러질 것이다. 더구나 저들 가운데에는 먼 데서 온 사람들도 있다.”(8, 2-3) 라고 밝혀집니다.

 

불의한 시장경제의 논리를 따르면 돈 있는 사람들은 갖가지 음식과 향락을 누릴 수 있지만 돈 없는 사람들은 굶어서 죽기까지 한다. 지상의 자연재화와 생명을 지탱해 주는 재화는 하느님의 선물로서, 모든 사람이 그 선물을 받을 권리가 있다. 정의롭게 짜인 시장경제에 따라 그것을 공평하게 나누게 된다면 어느 누구도 부족함이 없이 오히려 넘칠 것이다. 복음 구절은 위의 내용을 증명한다.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나 되었다. 사람들은 사천 명가량이었다.”(8,8)

 

이런 행위 안에는 또 다른 가르침이 있는데, 사람들이 먹을 것을 사고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하는 데는 많은 금전의 보유가 아니라 서로 나누어야 함을 보여준다. 이런 모양으로 예수님은 새로운 사회를 계획하셨다. 당신이 계획하신 그 사회 안에는 약자를 보호하고, 서로 가진 것을 따뜻하게 나누며 소유가 나눔으로 바뀌게 되는 세상이다.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나눔을 실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필요하며, 개인과 집단은 독점하려는 불의한 사고방식에서 재화를 하느님의 선물로 보려는 사고방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예수님과 함께 도래하는 하느님 나라에서 하느님의 선물은 풍성하기 때문에 나누기만 하면 모든 사람이 만족하고 넘치기 된다.

 

예수님께서 축성하신 빵 일곱과 작은 물고기 몇 마리로 군중들은 배불리 먹었다. 예수님의 행위는 기적을 설명하기보다는 제자들이 마음에 새겨 교회에서 실행하도록 가르치는 것 같다. 오늘도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제자로서 그분의 권능에 의지하여 세상 사람들에게 필요한 양식을 나누어 주라는 부르심을 받는다.

그 어느 시대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여전히 기아와 빈곤, 전쟁과 폭력, 생태계 파괴와 살상무기로 지구촌이 고통을 당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교회는 세상의 영적, 물질적 필요에 귀 기울이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나눔에 앞장서야 할 것 같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