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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018년 2월 16일 설명절(나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8-04-01 조회수 : 310

설명절(나해)

 

제목 : 깨어 있어라.

은 묵은해를 떨쳐버리고 새로 맞이하는 한 해의 첫머리입니다. 우리 민족은 설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미리 마련해둔 새 옷(설빔)으로 갈아입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처럼, 어제의 내가 아니라 새로운 나의 모습으로 태어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함께 모여 아침 식사를 하고, 어른에게 세배를 올립니다. 그리고 가족 모두가 함께 성당에 모여서 조상을 위해서 미사를 봉헌합니다.

새로운 한 해를 주심에 감사하고, 지난 한해 동안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올 한해도 성실하게 깨어 신앙생활을 하겠노라고 다짐을 합니다. 이것이 신앙인들의 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깨어 있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기억하면서 신앙인들은 긴 기다림을 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언제 오실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가 준비하고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에게 어떤 자세로 기다려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고 계십니다.

 

1.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예수님께서는 기다리는 사람의 자세에 대해서 말씀을 하십니다. 그 첫 번째 자세는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는 것입니다.

허리에 띠를 띠라는 이야기는 소아시아의 옷을 만드는 법과 입는 법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들의 옷은 길었기 때문에 여행을 할 때나 활동을 할 때에 옷자락을 들어 허리에 띠를 매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허리에 띠를 띤다는 것은 일을 하기 위한 준비 혹은 일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뜻합니다.

등불을 켜 놓는 것은 밝은 데서 잘 보며 경계하라는 뜻입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주인을 항상 기다리고 있는 종들처럼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이 세상 사물에서 이탈해야 할 것이며, 모든 소망을 하늘나라에 기울여야 한다고 가르치신 후, 지금은 착한 뜻을 가지고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에 잘 맞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이십니다.

 

2. 혼인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사람의 두 번째 자세는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되어야 합니다.

히브리인은 밤늦게 혼인잔치를 벌이는(마태25,1) 습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인을 영접하기 위해 종들은 등불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주인이 집을 비우고 있을지라도 돌아오는 주인을 맞아들이기 위해 모두 밤을 새워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이유는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것임을 말씀하시는 것이요, 심판하러 오시는 예수님을 깨어서 영접해야 함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들은 오실 주님을 기다려야 합니다. 아무도 그분이 언제 오실지는 알지 못합니다.

예전에 부모님이 장에 가시면 아이들은 부모님을 기다리곤 했습니다. 부모님께서 장에서 맛있는 것을 사오시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부모님들이 혼인집에 가시면 꼭 주머니에 사탕이며 떡 등을 싸가지고 오셨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부모님이 언제 오시나 졸면서 기다리곤 했습니다. 생각나시죠? 어릴 때 나의 모습을(그리고 이런 기회를 통해서 부모님께 전화 한번 드리세요. 부모님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없이 먹을 것을 주섬주섬 싸오셨잖아요. 지금 같으면 부끄러워서라도 안할 텐데 말입니다).

깨어 기다린 아이들이 사탕과 떡 등을 받아먹는 것처럼, 예수님을 깨어서 기다린 제자들도 주님께로부터 축복을 받습니다.

 

이제 보상이 따릅니다. 깨어 기다리는 종들은 행복합니다. 그들이 받을 상이 더 할 나위 없이 큰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주인은 그의 식사 시중을 들어 줄 것입니다. 우리가 예상하는 바와는 정 반대의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종이 주인처럼 대접받으며 주님이 그의 종처럼 처신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깨어 있는 이들에게 당신 영광의 한 몫을 부여하십니다. 하느님 나라의 영광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나라에 환영하여 맞아들이는 이들을 위한 잔치에 비유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손님(깨어 기다렸던 자녀들)에게 시중을 들어 주심으로써 그들을 영예롭게 하실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처음의 그 아름다운 마음이 무뎌집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게 되고, 누가 열심히 하려하면 비웃거나 방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찰과 통회를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늘 새롭게 하고 언제나 처음처럼 그렇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바로 주인을 깨어 기다리는 자세입니다. 그렇게 신앙생활을 할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마지막 날에 큰 은총을 내려 주실 것입니다. 또한 은총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당연히 해야 될 몫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분을 찬미하고 그분께 영광을 드리며 살아가는 것은 당연한 나의 삶이어야 합니다.

설은 설래 이면서 맞이하는 명절입니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기쁨도 있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복을 빌어주는 기쁨도 있으며, 작년에는 하지 못한 것을 올 해는 할 수 있다는 희망도 있습니다. 그래서 설을 맞이하여 더욱 깨어 있는 삶을 다짐하며, 주님께 영광을 드릴 수 있는 내가 되어 보도록 노력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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