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3주간 금요일(나해)
소설, 영화 드라마, 노래말을 보면 '사랑'이라는 대사가 참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오늘날 세상에서 말하는 사랑의 이야기들은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랑과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그들이 말하는 사랑에 대해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여 잘 모르겠습니다만 계산적 머리로 하는 사랑, 가슴이 없는 사랑을 주변에서 보면서, 많이 슬픕니다. 특히 쌍방의 이해타산과 정략적 목적으로 사랑(?)이라는 것을 수단화하는 자들을 보면 더 슬픕니다.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짓거리들은 진정한 의미의 사랑은 아니라고 감히 생각해 봅니다.
사랑이라는 본질 속에 용해되어 있는 진정한 속성은 온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는 사랑만이 참다운 사랑의 본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에 당신이 누군가를 지금 사랑하고 있다면 당신의 온 마음, 목숨, 정신, 힘을 다하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해 보십시오. ’예’라는 대답이 자연스럽게 마음에서 나온다면, 그건 분명 사랑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이 모든 것의 근본이라는 하느님의 계명, 세상 사는 이치에서 시작하여 죽고 사는 일까지
본질•본바탕이 되는 것이 오직 사랑이라는 이 말씀은 마르코 다락방에 내리어진 그 성령의 불꽃을 제대로 받지 못한 그 어느 누구도 이해하거나 실천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성령의 불꽃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세치 혀끝으로, 욕망의 비개 덩어리로 사랑을 하는 척 위장된 거짓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
사랑하는 일이 가장 고귀하다는 사실을 우리가 깨닫기에는 너무 쉽게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내 안에서 또 우리 안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논란이 몇 개 있습니다. 그중에서 하나는 '구걸하는 거지에게 돈을 주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것입니다. 돈을 주어봤자 술이나 사 먹고, 자립 능력을 방해하며, 또 많은 경우 뒤에 있는 깡패들에게 바칠 것이고.... 어떨 땐 가짜 거지도 있습니다,..이런 잡념들이 어쩌고 하면서 갑론을박하면서 내 마음 안에서 갈등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기껏해야 천 원짜리 한두 장 주는 것인데 왜 그렇게 많은 이론과 생각, 감정과 규칙 따위가 들락날락해야 하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하느님도 그러실까요? 그이들도 하느님의 품안에 있는 사람들임을 인정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오로지 사랑의 ‘단순한’ 실천이 아닐까요....
그래서 못난 내 모습을 책망하면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저희가 당신의 몫까지 다 차지해서 지휘하고 통제하려 들지 않게 하소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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