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08. 10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
요한 12,24-26 (그리스인들이 예수님을 찾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당신에게 나를 나누고 싶습니다>
내가 나로 남아 있으면
나는 나일뿐입니다.
당신에게 나를 강요하면
당신은 내게서 더 멀어져
역시 나는 나이고
당신은 당신일 뿐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나누어지면
나는 당신이 되고
당신은 내가 됩니다.
하나인 내가 여럿인 당신들 안에서
수많은 내가 되는 것입니다.
나와 당신 사이가 메워져
모두가 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내가 나누어지는 만큼
나는 더욱 커집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변화입니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변화에
나를 맡기기가 솔직히 두렵습니다.
나를 나누는 것은 나를 죽이는 것이요
이는 참을 수 없는 아픔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당신이 되고
당신이 내가 되는
기쁨을 누리고 싶지만
그 때를 기다리며
나를 나누고 나눌 만큼
멀리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왜 나만 나누어야 하는지
이기적인 어리석은 물음이
때 없이 밀려들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 내가 되심으로써
나를 당신으로 만드셨음을 믿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 내게 먹히심으로써
나를 살리셨음을 믿기에
당신 안에 나를 나누는 아픔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당신에게 기쁨과 희망을 심는
사랑을 살고 싶습니다.
당신과 내가 하나 되는
아름다운 순간에 도달하지 못해도
그날을 바라보며 기꺼이
나를 나누는 기쁨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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