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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8-29 조회수 : 271

옛날에 들었던 유머 하나가 생각납니다. 

어느 부부가 떡을 먹고 있었습니다. 하나씩 먹다 보니 접시 위에는 3개의 떡이 남은 것입니다. 여기서 하나씩을 나눠먹고 이제 딱 한 개의 떡이 남았습니다. 너무나도 맛이 좋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양보하기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둘은 하나의 게임을 했습니다. 즉, 먼저 말을 하는 사람이 지는 게임으로, 끝까지 말을 하지 않은 사람이 하나 남은 떡을 먹기로 한 것이지요. 

둘은 하나 남은 떡만을 바라보면서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도둑이 들어온 것입니다. 도둑은 너무나 조용해서 아무도 없는 집인 줄 알고 들어왔는데, 사람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들어왔음에도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을 보고는 ‘어디 문제가 있는 사람인가 보다.’라는 생각으로 신나게 훔쳤습니다. 훔친 물건을 자신의 보따리에 다 넣은 뒤에 아내를 보고는 해코지를 하려고 했습니다. 아내는 큰 소리로 “도둑이야!”라고 외쳤습니다. 그제야 남편이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요. 

“아싸! 이제 이 떡은 내꺼다.”

정말로 이런 사람은 없겠지요? 그런데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가 하나 있습니다. 쓸데없는 것 하나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을 잃어버릴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 둘의 침묵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겨우 떡 하나입니다. 이처럼 쓸데없는 것 하나 얻으려고 정말로 잃어서는 안 될 것을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은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입니다. 예수님에 앞서서 그분의 길을 닦고 준비한 위대한 예언자인 세례자 요한이 헤로데의 아내인 헤로디아의 간계로 순교한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 수난의 장면에서 우리가 눈여겨 볼 사람이 바로 헤로데입니다. 

헤로데는 세례자 요한이 거룩한 사람인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를 보호하기도 하고 또 그의 말을 듣기도 했지요. 그런데 자신의 생일잔치에 춤을 춰서 자신과 손님들을 기쁘게 했다고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나에게 청하여라.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그때 헤로디아의 말을 듣고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요구합니다. 

세례자 요한을 죽임으로써 얻게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겨우 자신의 체면뿐입니다. 그러나 이 체면을 차마 버리지 못합니다.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은 체면을 차마 놓을 수가 없어서 세례자 요한을 죽이고 그 결과 그는 역사에 의인을 살해한 못된 사람으로 이름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중요한 것을 쫓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순간의 만족이 아닌 영원한 만족을 가져오는 길을 선택하는 지혜로운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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