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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9일 _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8-29 조회수 : 286
2018. 08. 29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마르코 6,17-29 (세례자 요한의 죽음)
 
그때에 헤로데는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묶어 둔 일이 있었다. 그의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 때문이었는데, 헤로데가 이 여자와 혼인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요한은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다.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들을 때에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좋은 기회가 왔다. 헤로데가 자기 생일에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유지들을 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그 자리에 헤로디아의 딸이 들어가 춤을 추어, 헤로데와 그의 손님들을 즐겁게 하였다. 
 
그래서 임금은 그 소녀에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나에게 청하여라. 너에게 주겠다.” 하고 말할 뿐만 아니라,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 하고 굳게 맹세까지 하였다. 소녀가 나가서 자기 어머니에게 “무엇을 청할까요?” 하자, 그 여자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요구하여라.” 하고 일렀다. 소녀는 곧 서둘러 임금에게 가서,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청하였다. 임금은 몹시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라 그의 청을 물리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임금은 곧 경비병을 보내며,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명령하였다. 경비병이 물러가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자,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주었다. 그 뒤에 요한의 제자들이 소문을 듣고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무덤에 모셨다. 
 
<세례자 요한과 헤로데> 
 
헤로데는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를 아내로 맞아들임으로써 불의를 저질렀습니다. 이로 인해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라고 간언한 요한과 대립하게 되었고, 그를 옥에 가두어 정의를 외치는 이의 자유를 박탈함으로써 자신이 범한 불의한 진실을 은폐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자기 생일을 맞아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유지들과 함께 한 잔치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헤로디아의 딸의 터무니없는 청을 받아들여,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명령하였습니다. 그러자 경비병이 물러가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자,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주었습니다. 헤로데, 헤로디아, 헤로디아의 딸, 경비병, 그리고 잔치를 즐기던 무리들, 모두 하나가 된 악의 고리, 악의 연대입니다. 무죄고한 이의 피를 흘린 잔인한 폭력과 광기어린 죽임의 잔치입니다. 
 
헤로데는 살았고, 요한은 죽었습니다. 악이 선을 이겼습니다. 거짓 음모가 진실을 이겼습니다. 불의가 정의를 이겼습니다. 억압이 자유를 이겼습니다. 악의 연대에 맞설 선의 연대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끝났습니다. 아니 그렇게 끝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이천년 교회의 역사 안에서 해마다 오늘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에 불의한 헤로데의 무자비한 폭력성은 고발되고, 정의를 위한 요한의 숭고한 죽음은 칭송을 받습니다. 승리의 월계관은 요한의 몫이고, 헤로데의 이름은 오욕과 불명예 속에서 처참하게 짓밟혀질 뿐입니다. 
 
오늘 이 땅에 누가 세례자 요한이며 누가 헤로데입니까? 세례자 요한과 헤로데 가운데에서 우리는 과연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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