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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9-29 조회수 : 323

감자와 고구마가 서로 만나서 대화를 나눕니다. 감자가 말합니다.

“저 옆에 있는 찹쌀떡을 봐. 뽀송뽀송하고 하얀 피부가 정말로 예쁘지 않니?”

그러자 질투심이 생긴 고구마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대꾸합니다.

“예쁘긴 뭐가 예뻐?”

이 둘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었던 찹쌀떡은 쑥스러워서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리를 뜨자 묻었던 하얀 밀가루가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떨어진 밀가루를 가리키면서 고구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거봐~ 화장발이지.”

이 세상 삶에 이렇게 남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넘쳐나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 자신이 낮아지는 것은 도저히 인정하지 못하지요. 따라서 자신이 높아지기 위한 노력을 더욱 더 해야 하겠지만, 그보다 쉬운 방법이 있어 보입니다. 바로 남을 억지로라도 낮추는 방법입니다. 남을 낮추면 낮출수록 그와 비교해서 자신은 높아진다고 생각하지요.

중학생 때 담임 선생님께서는 서로가 경쟁자라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친구에게 공부에 도움을 주면 그 친구가 나를 넘어서 등수가 올라갈 것이라고 하셨지요. 그래서 공부할 때에는 남을 경쟁자로 생각하면서 철저히 이기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실제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서 이기적으로 행동했습니다. 그러나 행복했을까요? 친구가 줄어들면서 외롭고 힘들었습니다.

남을 낮추고 자신을 높이는 삶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편견 없이 이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 자신이 낮아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 오히려 행복한 삶을 우리들에게 가져다줍니다.

나타나엘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라고 말씀하시지요. 무슨 뜬금없는 이야기인가 싶지만, 이는 나타나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보여주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비로소 예수님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보게 되지요.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오늘은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이지요. 대천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 역시 대천사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천사는 세상의 판단을 따르며 살지 않습니다. 그보다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며, 하느님의 명령을 철저하게 따르면서 살아갑니다. 우리 역시 세상의 흐름에 묻어 살아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철저히 하느님의 관점에서 살면서 하느님의 뜻과 명령에 충실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시작이 바로 주님께서 보여주셨던 것처럼 나의 이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때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시는 주님을 알아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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