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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3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0-31 조회수 : 308

가려움증이 있을 때 특효약은 무엇일까요? 가려움을 완화시키는 약을 바르는 것도 있겠지만, 병원에 갈 시간이 없을 경우 이 가려움을 완화시키는 가장 좋은 약은 두 손을 묶어 놓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가려움증에 내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손이 가려운 곳으로 갑니다. 그리고 벅벅 긁습니다. 가장 쉽게 가려움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긁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려움증은 다시 생겨납니다. 오히려 그 순간에 힘들어도 꾹 참았을 때에 어느 순간 가려움에서 벗어나게 되지요. 

고통과 시련 역시 이와 비슷합니다. 고통과 시련이 왔을 때, 외부에서 해결해주는 쉬운 길이 있습니다. 그러나 본인의 힘으로 꾹 참고 버티어낼 때, 다음에 더 큰 고통과 시련이 와도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습니다. 쉽고 편한 방법만을 쫓는 우리이지만, 내 자신을 위해서라면 어렵고 힘든 방법도 선택할 수 있는 지혜로움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주님을 따르는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편하고 쉬운 삶이 아닙니다. 어렵고 힘든 길이었고, 때로는 고통과 시련을 주는 길입니다. 주님께서 강조하신 사랑의 실천이 과연 얼마나 어렵습니까? 물론 내게 잘해주는 사람, 내게 이득을 주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쉽습니다. 또한 내게 차고 넘치는 것을 부족해 보이는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내게 아픔을 주는 사람에게 사랑을 나눠준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고통과 시련의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정말로 좁고 힘든 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좁고 힘든 길로 들어가는 사람만이 구원될 수 있다고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장거리 달리기를 하면 뛴 지 얼마 안 되어 숨이 차며 고통을 느끼게 되지요. 이때의 극단적인 고통의 시점을 사점(Dead Point)이라고 합니다. 아마 장거리 달리기를 해 보신 분은 아실 것입니다. 그 순간의 고통을 이겨내기가 정말로 힘듭니다. 그런데 이 사점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훈련을 잘 쌓게 되면 사점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게 됩니다. 또한 사점이 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면 이 사점이 극복되는 순간이 옵니다. 

사랑의 훈련도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고 또 중요합니다. 또한 이 사랑을 포기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하려는 노력, 포기하지 않는 행동을 통해 우리는 그 순간에 다가오는 어려움도 별 것 아닌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이로써 좁고 힘든 문이라는 구원의 길에 천사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들어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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