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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3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2-31 조회수 : 326

어렸을 때 저의 보물 1호는 구슬이었습니다. 친구들과 구슬치기 놀이를 해서 따온 구슬을 병에 담아두곤 했지요. 그리고 구슬이 가득 차 있는 병을 자주 바라보았습니다. 유리 구슬, 사기 구슬, 철 구슬, 왕 구슬 등등 여러 종류의 구슬을 바라보는 것이 기쁨이었고 행복이었습니다. 이 구슬들은 세상의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제게 너무나도 소중하고 귀한 것이었습니다. 

구슬을 너무나도 소중하게 여겼었던 40년 전의 제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그 구슬들을 지금도 가지고 있을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구슬을 담아 두었던 병을 제가 버리지 않은 것은 분명한데도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구슬치기를 해서 몽땅 잃었던 것이 아니었으니까 아마도 이사를 하면서 버려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중했던 구슬을 왜 소홀히 대하게 되었을까요?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이 생겼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 과연 영원히 소중한 것이 될까요? 세상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들은 당시에는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내게 꼭 필요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별 것 아닌 것이 됩니다. 대신 그 자리를 또 다른 것이 채우게 될 것입니다. 

결국 그 자리의 주인은 누구일까를 묵상해봅니다. 끊임없이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욕심과 이기심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은 ‘사랑’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 외의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혀지고 사라질 뿐입니다. 

오늘 우리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해인 2018년을 떠나보내게 됩니다. 과연 2018년에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를 떠올려봅니다. 참으로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어리석은 행동과 생각으로 정말로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들을 소홀히 했음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특히 더 사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덜 사랑했고, 더 기뻐야 함에도 덜 기뻐했고, 더 희망차게 살아야 했지만 덜 희망차게 살았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주님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한 처음부터 계셨던 말씀이시며, 주님을 통해 모든 것이 생겨났습니다. 사랑으로 이 땅의 모든 것들을 창조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이제 더 큰 사랑을 가지고 우리의 구원을 위해 연약한 인간의 몸을 취해서 이 땅에 강생하셨습니다. 은총에 은총을 받을 수 있도록 강생하신 것입니다. 

이 주님의 사랑을 기억한다면 지금의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분명합니다. 우리 역시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과 반대되는 것을 접어두고, 대신 사랑이 항상 우리의 소중한 보물 1호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때 더욱 더 기쁨의 삶, 희망의 삶, 사랑의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2018년의 마지막인 오늘, 2019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다시금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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