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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6-12 조회수 : 278

치통으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줘야겠다고 남편은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내 몰래 전복죽을 쒔습니다. 처음 해보는 전복죽이었지만 인터넷 조리법을 꼼꼼하게 보면서 정성껏 전복죽을 만들어서 아내 앞에 내려놓았습니다. 

아내는 눈물을 글썽이며 감동을 했지요. 그리고 한 숟갈을 떠서 먹은 뒤에 인상을 쓰면서 그냥 숟가락을 내려놓는 것이 아닙니까? 사실 남편이 요리를 하면서 맛을 보았을 때 너무나 괜찮았거든요. 따라서 한 숟가락만 먹은 뒤에 수저를 내려놓는 아내를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남편은 “왜? 맛이 없어?”라고 물었습니다. 아내는 “맛은 있는데 지금은 먹지를 못하겠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남편은 다시 재촉을 했습니다. 

“그러지 말고 좀 먹어봐. 맛이 괜찮잖아?”

이렇게 말해도 아내는 “아니야. 도저히 못 먹겠어.”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순간 남편은 화가 났습니다. 자신의 정성을 아내가 무시하는 것만 같았거든요. 그래서 “당신은 내 정성을 무시하는 거야?”라면서 소리를 쳤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전복이 너무 질겨서 이가 너무 아파.”

이 아픈 아내를 위한 정성은 물론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성만으로는 부족했던 것이지요. 정성은 앎도 함께 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사랑의 모습으로 상대방을 위한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의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의 사랑이란 혹시 내 편에서만 느끼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상대방을 진정으로 알지 못하고 행하는 사랑은 오히려 상대방에게 큰 아픔을 줄 수도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신 사랑에 대해 묵상해보았으면 합니다. 그 사랑은 우리를 완벽하게 아는 가장 큰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연약한 인간의 육체를 취해서 이 땅에 오셨고, 연약한 인간처럼 죽음까지도 당하십니다. 바로 우리를 향한 완벽한 사랑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이제 우리 역시 이 완벽한 사랑, 큰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주님의 계명 중에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철저하게 지켜나가면서 주님을 알아야 함을 말씀하십니다. 

주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나의 입장에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철저하게 알아나가면서 주님의 입장에서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늘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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