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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3일 _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6-23 조회수 : 308

2019. 06. 23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루카 9,11ㄴ-17 ( 오천 명을 먹이시다 )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말씀해 주시고 필요한 이들에게는 병을 고쳐 주셨다.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열두 제자가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주변 마을이나 촌락으로 가서 잠자리와 음식을 구하게 하십시오. 우리가 있는 이곳은 황량한 곳입니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시니, 제자들은 “저희가 가서 이 모든 백성을 위하여 양식을 사 오지 않는 한, 저희에게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사실 장정만도 오천 명가량이나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대충 쉰 명씩 떼를 지어 자리를 잡게 하여라.” 제자들이 그렇게 하여 모두 자리를 잡았다.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그것들을 축복하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군중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나 되었다.


< 그저 함께 있음만으로 >


고통 받는 벗들이 있습니다

신음조차 버거운 벗들이 있습니다

홀로 다시 설 힘없는 벗들이 있습니다

제 탓 없이 사람대접 못 받는 벗들이 있습니다


벗들을 사랑으로 안고 싶지만

그저 옆에서 바라보는 것도 힘듭니다


이들의 고통 한숨 소외감 억울함

한 마음으로 보듬고 싶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에 무너집니다


척박한 세상에 내던져진 벗들에게

금수 같은 사람들에게 짓찢긴 벗들에게

갖은 모함과 욕설로 망신창이 된 벗들에게

자그마한 힘과 따스한 위로가 되고 싶지만


이들의 아픔에 함께 함이 너무 고통스러워

이들의 울분에 함께 함이 너무 치밀어

이들의 눈물에 함께 함이 너무 서러워


차라리 이들을 멀리 떠나보내고 싶습니다

차라리 이들을 마음에서 지우고 싶습니다

차라리 잊을 수 없는 이들을 잊기 위해

나를 혹사시키고 싶습니다


보잘것없는 작은 이 한 몸으로는


벗들을 짓이기는 악한 세상에

사랑과 정의 넘쳐나게

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이들의 피눈물 짜내는 사람들을

참회와 속죄로 참사람으로 다시 나게

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그저 함께 있음만으로

벗들이 소중한 사람임을

거룩하고 장엄하게 선포할 수 있습니다


그저 함께 있음만으로

아무 것도 갖지 못한 벗들이

이 세상 모든 것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갖게 할 수 있습니다


그저 함께 있음만으로

다시 사람 사는 세상 만드는

다시 살 맛 나는 세상 일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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