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1986년 1월 28일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계십니까? 어제저녁에 뭘 먹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30년도 훨씬 넘은 일을 기억하겠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날은 우주 왕복선 첼린저호가 발사 70초 만에 폭발한 사고가 있던 날이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시면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워낙 강렬한 사건이었기에 이때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는지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넬대 교수로 인지 심리학의 대가라고 불리는 울릭 나이서는 이점을 확인해보았습니다. 강렬한 사건이었기에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는지를 말이지요.
우선 사고 당시 어디에 있었고 어떤 기분이 들었는가를 설문지에 스스로 적게 했습니다. 그리고 2년 반 뒤에 똑같은 사람을 불러서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변함없이 똑같이 답변을 했을까요? 같은 답을 말한 사람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고, 25%는 완전히 다른 장소와 시간 그리고 상황을 이야기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 왜곡된 기억이 사실이라고 박박 우기더라는 것입니다.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는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 어리석음으로 인해서 주님의 뜻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도 참으로 많습니다. 마치 자기 뜻이 주님의 뜻인 양 착각하면서 자기주장을 조금도 내려놓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분명한 진리를 전해주십니다. 그 진리는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기가 더 쉽다는 것이지요. 그러자 제자들이 깜짝 놀랍니다. 왜냐하면 부자들은 봉헌도 많이 하고, 또 자선을 위한 헌금도 많이 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도 구원받을 수 없다고 하니 과연 누가 구원을 받을 수가 있겠느냐는 생각이었습니다.
세상의 재물만을 가지고서는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구원의 길은 오로지 하느님의 자비에 맡겨져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기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따라야 하고, 자기주장만이 옳다고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늘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의 뜻에 희망을 걸고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너무나도 들어가기 힘든 하느님 나라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우리 편이신 주님이 계시기에 그분의 사랑과 자비로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내 뜻이 아닌 주님 뜻을 철저히 따라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가 멀리에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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