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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5일 _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9-25 조회수 : 442

2019. 09. 25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루카 9,1-6 (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다 )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시어,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보내시며, 그들에게 이르셨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옷도 지니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사람들이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고을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에서 먼지를 털어 버려라.”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 주었다. 
 
< 부르심과 파견 받은 이의 삶 > 
 
예수님께서 흩어져 있던 사람들을 당신께로 모으십니다.
하느님의 권능을 주어 세상에 보내기 위함입니다.
하느님을 잊은 이들에게 다시금 믿음을 불러일으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생명 사랑 정의 평화의 하느님 나라를 세우시기 위함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사람들을 세상에 보내십니다.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라고
병자를 고쳐주라고 파견하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재물과 권력이 아니라
하느님만이 하느님이신 나라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지금여기에서 이미 시작되어
마침내 다가올 마지막 날 완성될 나라입니다.
현재를 보듬지만 현재를 넘어서
미래를 향해 열려있는 나라입니다. 
 
병자는 아픈 사람입니다.
육신이 그리고 마음이 아픈 사람입니다. 
 
나약한 자신 때문에
더불어 살지 않는 다른 사람 때문에
죽음 같은 경쟁이 넘쳐나는 세상 때문에
어제가 아닌 오늘
내일이 아닌 오늘
바로 지금 이 시간 아픈 사람입니다. 
 
바로 지금 아픔으로부터 벗어나고픈 사람입니다.
바로 지금 아픔으로부터 구해줄 손길을
미어지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선포는
두 발 딛고 서 있는 현실을 포함하면서
이를 넘어서는 궁극적인 구원을 말합니다. 
 
병자의 치유는
현실 안에서의 고통의 극복, 해방, 자유를 말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선포 그리고 병자의 치유! 
 
예수님의 부르심과 파견을 받은 이들이
함께 짊어지고 가야 할 사명입니다.
개인의 취향이나 선호도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는 무엇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이 땅의 삶에 드러내는 예수 운동,
예수님의 부르심과 파견을 받은
그리스도인의 세상 속으로의 투신은
정의와 평화를 위한 다른 사회운동과 다릅니다. 
 
철저히 현실에 뿌리 내리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현실을 뛰어넘기 때문입니다.
현실 개혁과 궁극적인 구원이
하나로 어우러져야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르심과 파견을 받은 그리스도인들은
산 듯 죽은 듯 그 자리에 숨죽인 이들이 아니라
이 땅의 하느님 나라를 꽃피우기 위해
기쁜 소식 온 세상에 널리 퍼지도록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사람들입니다.
척박한 땅에 하느님 나라를 일구는 예언자적 운동가이자
사랑과 정의로 세상을 바꾸는 복음적 혁명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운동가이자 혁명가로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세 가지의 자세를 지니라고 말씀하십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 것도 가져가지 마라.” 
 
예수님의 부르심과 파견을 받은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물질적 기반에서
힘을 얻지 않습니다.
믿는 이들의 힘은 하느님입니다. 
 
자신의 능력, 물질적 기반에 의지할 때,
그리스도인으로서 수행하는 운동은 퇴색하고 맙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느님 나라가 아니라 자신의 나라를
그리스도의 복음이 아니라 자신의 복음을
떠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계시기에,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있기에,
기꺼이 빈손으로 길을 떠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근본적인 삶의 자세입니다. 
 
“그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예수님의 부르심과 파견을 받은 그리스도인들은
지금 주어진 것에 충실합니다.
옛 사람이나 지나간 일에 머뭇거리거나
희미한 미래를 상상하며
오늘을 허비하지 않습니다. 
 
지금여기의 구체적 현실에 머물러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이 삶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고을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에서 먼지를 털어 버려라.” 
 
예수님의 부르심과 파견을 받은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께서 드러내신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무엇과도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복음과 함께 할 수 없는 무엇과도
어떤 이유로도 타협하지 않습니다.
함께 해서는 안 되는 세력들과
적당히 어울리지 않습니다.
단호한 갈라섬이 있을 뿐입니다. 
 
현실 안에 살아가면서도
결코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결단이
그리스도인에게 쉼 없이 요구되는 과제입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세상에 파견된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한 사람의 사제로서
복음을 무기로 삼아
지금 주어진 사명에 철저히
복음을 거스르는 시대의 흐름에 타협하지 않으며
믿음의 길을 쉼 없이 걸어가고 싶습니다. 
 
거룩하고 장엄하고 아름다운 이 길에
예수님을 따르고자 혼신의 힘을 다하는
든든한 믿음의 벗님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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