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웃는 얼굴을 그려보라고 하면, 거의 모든 사람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모티콘인 스마일리를 그리실 것입니다(혹시 어떤 것인지 잘 모르시는 분은 검색해보세요). 이 이모티콘은 1963년 미국의 디자이너 하비 볼(Harvey Ball)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한 보험회사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그에게 의뢰했던 것이지요. 그는 이모티콘을 만드는데 단 10분밖에 걸리지 않았고, 별로 수고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단돈 45달러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후로 그가 만든 스마일리는 50년이 넘도록 행복의 전 지구적 상징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이모티콘과 캐릭터가 넘쳐나는 요즘에도 행복을 기원하는 가장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 하비 볼은 과연 자신의 이모티콘이 이렇게 큰 영향력을 가져올지 상상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작은 이모티콘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억되는 엄청난 영향력을 가져왔습니다. 사실 이 세상 안에는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나의 작은 생각과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들은 그저 눈앞에 보이는 것만으로 쉽게 판단하고 결론지을 때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어제부터 전국 성지순례를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요즘처럼 더운 날에 성지순례 계획을 했다는 것을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휴가라고 하면 산이나 바다를 가서 즐기는 것을 떠올리는데, 휴가라고는 하지만 땀을 뻘뻘 흘리면서 구석구석에 있는 성지를 찾아다니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선택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롭게 꾸며진 성지를 보면서 예전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순례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할 수 있었으니까요. 무엇보다도 성지에 살고 있어서 익숙해진 성지를 떠나서 다른 성지를 바라보면서 우리나라의 순교성인들을 더 깊이 묵상할 수 있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화려하고 멋진 것 그리고 재미있는 것이 무조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찾아온 어머니와 형제들을 가리키면서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하고 반문하시고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신의 가족을 하찮게 여기신 것일까요? 아닙니다. 육신보다 영혼으로 가까운 것을 더 귀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세상의 관점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기보다는 주님의 관점으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때 우리들은 작은 것도 소홀하게 여길 수가 없습니다. 그 작은 것 역시 영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면 그 의미가 대단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무척 덥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더위도 영적으로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영적인 삶은 희망의 삶이기에 분명히 기쁘고 행복한 지금 이 순간을 만들 수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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