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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2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1-20 조회수 : 304

중학생 때 도서관에서 책 한 권을 우연히 보면서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저를 충격에 빠뜨린 책은 ‘Life’라는 시사 화보 잡지였습니다. 이 잡지 안에는 많은 사진이 있었는데, 그중에 벌거벗은 채 울면서 도망치는 한 소녀의 사진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이 사진은 AP통신의 사진 기사 닉 우드가 찍은 것으로 ‘네이팜탄 소녀 사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사진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베트남전의 참상을 전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이 사진을 보기 전에는 베트남 전쟁에 대해 서로 다른 나름의 의견들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사진을 보고 난 뒤에는 전쟁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또 아무런 죄 없는 아이에게 전쟁이 얼마나 큰 상처로 다가오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반전운동이 일어나게 되었고, 실제로 전쟁을 멈출 수가 있었습니다.

알아야 자신의 말과 행동이 변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도 우리를 더 알기 위해 인간과 똑같은 육체를 취해서 이 땅에 오신 것이 아니었을까요?

이런 주님께서 우리가 변하길 원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주님을 알고 있을까요? 또 주님을 알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사람들이 예수님께 요한과 바리사이의 제자들은 단식하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사실 당시의 단식은 하느님을 열심히 따르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실천해야 할 덕목이었습니다. 그래서 요한의 제자도 또 바리사이의 제자들도 끊임없이 단식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과 예수님의 제자들은 단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먹보요 술주정뱅이처럼 먹고 마셨습니다.

단식이란 무엇일까요? 음식을 먹지 않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참된 단식은 악습을 멀리하는 일입니다. 단순히 머리에 재를 뒤집어쓰고서 인상을 쓰면서 음식을 먹지 않는 것으로 단식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보다 자신의 악습을 모두 끊어버리는 삶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참된 단식입니다.

진짜 죽음은 빵에 굶주리거나 물을 마시지 못해서가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지 못해 굶주린 결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겉으로 보이는 단식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하는 기쁨의 때를 맞이하면서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 집중해야 했던 것입니다. 늘 새롭게 다가오시는 주님의 모습에 맞게 살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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