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형제님께서 어느 집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초대에 기쁘게 응했고 그 집에 들어섰는데 화단에 마음에 들지 않는 꽃이 보이는 것입니다. 이때 형제님께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 꽃을 뽑아버려야 할까요? 아니면 왜 이런 꽃을 키우냐며 주인에게 화를 내야 할까요? 마음에 들지 않아도 가만히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꽃을 키우는 것은 주인의 몫이지, 손님의 몫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설마 남의 집에 가서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 안에서 이런 모습이 너무 많아 보입니다. 자기 생각만을 내세워서 상대를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바로 이런 모습입니다. 그러나 자기 생각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을 인정해주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이는 주님을 향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주님께 얼마나 많은 원망을 하고 있습니까? 세상의 주인이신 주님의 집에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꽃을 허락도 받지 않고 뽑아 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베드로의 반응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베드로는 자기 생각을 이렇게 말하지요.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모세와 엘리야를 주님과 동등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주님께서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십니다. 베드로의 비교가 부적절했기 때문입니다. 모세와 엘리야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거룩한 곳에 주님을 위한 초막을 준비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그래서 하늘에서 이러한 소리가 납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자기의 판단을 드러내고 싶을 때, 하늘에서 들린 이 소리를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자기 생각만을 드러내는 삶이 아닌, 주님의 말씀만 들으면서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주님보다 더 윗자리에 둘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할 때, 영광스럽게 변한 주님의 거룩한 변모를 우리의 삶 안에서 계속해서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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