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용서하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삶의 수용소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용서할 때 용서받을 수 있다는
마더 데레사 수녀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우리가 만나 보리굴비에 돌솥밥을 먹는 것도
따사로운 창가에 앉아 함께 커피를 드는 것도
기차를 타고 멀리 속초까지 와서
설악을 바라보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것도
신흥사 청동대불님께 절을 하며
당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당신은 언제나 오늘의 사랑을 내일로 미루었지만
내일의 사랑은 찾아오지 않아요
진실을 말해도 아무도 듣지 않으므로
당신이 두려워 말하지 않았던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기회는 바로 지금이에요
마지막으로 인생을 실패해도 괜찮아요
실패가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요
인생을 사랑으로 성공하기는 어려워요
삶의 수용소에서 당신이 나를 배반하고
내가 당신을 배반하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정호승 시인의 ‘마지막을 위하여’라는 시입니다. 지금 하는 모든 것을 마지막으로 생각하라는 시인의 절절한 표현들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용서도, 사랑도, 만남도…. 그 외의 모든 것이 마지막임을 생각한다면 절대로 지금 해야 할 것들을 뒤로 미룰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 시가 특별히 마음이 와 닿는 이유는 오늘이 성토요일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죽음 이후, 예수님의 부재를 깊이 묵상해야 하는 시간이지요. 예수님과 함께 하면서도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고 불평불만만 했던 시간들, 예수님의 뜻보다는 내 뜻이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교만들, 그렇기에 지금 이 시간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를 깨닫습니다.
오늘 이 순간이 마지막으로 체험되는 것임을 기억하며 지금 할 일을 뒤로 미루지 말고 지금 실천하십시오. 특히 사랑을 말입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