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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7-04 조회수 : 375

언젠가 책에서 화폐의 진짜 가짜를 구별하는 ‘위폐 감별사’의 인터뷰 내용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자는 감별을 잘하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고, 감별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진짜를 잘 알아야 해요.”

진짜와 완전히 똑같은 가짜도 있지 않으냐고 다시 기자가 묻자, “위폐는 진짜로 보이기 위해 꾸미다 보니 부자연스러워요. 하지만 진짜 지폐는 자연스럽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큰 공감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을 떠올려 봅니다. 진짜의 삶을 사는 것일까요? 가짜의 삶을 살면서 진짜처럼 꾸미고 사는 것은 아닐까요? 

진짜의 삶을 살려면, 나를 만드시고 이 땅에 보내신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야 합니다. 사랑 자체이며 완벽한 선이신 주님을 잘 알고, 그 뜻을 따라야 진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주님을 알기보다는 다른 것을 더 알려고 노력합니다. 화려하지만 부자연스럽게 보이는 세상의 물질적인 것들만 알려고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그 결과 주님을 잘 모르게 되고, 주님의 뜻 역시 제대로 따를 수 없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단식 논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단식한다고 거창한 말로 떠들어 대거나 창백한 얼굴로 뽐내며 지나치게 소문내고, 거룩한 분의 눈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에 들기 위해 단식한다면, 그것은 장차 올 나라의 기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주님만을 바라보면서 올바른 덕행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닌 주님께 보이는 삶이야말로 진짜 삶이 됩니다. 그래서 새롭게 다가오신 주님과 그분의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라고 명령하십니다. 

헌 옷과 헌 가죽 부대는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상징하고, 새 천 조각과 새 포도주는 복음을 상징합니다. 유대인들은 율법 체제 전부를 부정하지 않고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옛 율법이라는 천은 유대인의 열성으로 낡아 버렸고, 여러 사상 학파에 의해 찢어졌으며, 불순한 행위들 때문에 해졌습니다. 그러나 복음이라는 천은 찢어진 것이 아니라 지금 짜이기 시작했습니다. 

새 천 조각과 새 포도주로 상징하는 주님의 말씀인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주님을 더 알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진짜를 알아야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것처럼, 진짜이신 주님을 알아야 가짜인 세상의 헛된 것을 구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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