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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9-20 조회수 : 304

“신부님! 저는 열등감도 많이 느끼고요, 살면서 무력감과 초라함도 많이 느낍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조금의 열등감 없이 이 세상을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런 사람은 없습니다. 약간의 열등감은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자신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고 스스로가 초라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따라서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자존감이 약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느 심리학자가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건강한 자존감은 부정적인 마음이 없는 게 아니라, 부정적인 마음에 오래 머물지 않는 것입니다.”

공감이 갑니다. 부정적인 마음을 없는 상태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보다는 그런 부정적인 마음에 오래 머물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채워 져야 부정적인 마음이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특별한 능력과 재주가 생긴다고 해서 부정적인 마음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어쩌면 지금 주님과 함께 하는 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주님과 함께 하는 삶 자체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입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많은 순교자 덕분에 지금 우리가 편안히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순교자의 삶은 끔찍해 보이기도 합니다. 부귀영화를 가져다주는 것도 아닌데, 자신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생명까지도 내어놓을 수 있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싶을 것입니다.

순교자들은 주님을 믿고 따르면서 얻게 되는 기쁨에 집중했습니다. 신앙의 자유를 얻어야만 행복하리라 생각하지 않고, 박해 시대임에도 주님을 따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하셨습니다. 주님께서도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라고 하셨지요.

순교자들은 자신을 버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십자가를 지는 것 역시 공포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오로지 주님을 따르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독서의 지혜서 말씀처럼 주님께서는 순교자들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용광로 속의 금처럼 그들을 시험하시고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순교자 대축일인 오늘, 우리는 과연 어디에서 기쁨을 찾고 있는지를 묵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부정적인 마음에는 오래 머물지 않으면서, 주님과 함께 하는 긍정적인 마음에는 오래 머물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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