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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3일 _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10-13 조회수 : 431

<밥 먹기 전에> 
 

2020. 10. 13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루카 11,37-41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을 꾸짖으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다 말씀하시자, 어떤 바리사이가 자기 집에서 식사하자고 그분을 초대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그 집에 들어가시어 자리에 앉으셨다. 그런데 그 바리사이는 예수님께서 식사 전에 먼저 손을 씻지 않으시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러자 주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밥 먹기 전에> 
 

그래 
 
밥 먹기 전에
손을 꼭 씻어야하지 
 
나를 살리는 고마운 밥
어찌 더러운 손으로
대할 수 있겠는가 
 
혹여 손에 묻어있을
더러운 그 무엇들
어찌 밥과 함께
귀한 내 몸에 들일 수 있겠는가 
 
그런데 말일세 
 
밥 먹기 전에
손보다 먼저 마음을
씻어야하지 않겠나 
 
손은 마음을 따라가는 것
마음을 씻으면
손도 깨끗해질 테니까 
 
그러니 말일세 
 
거하게 차렸든
별 볼품이 없든
밥 한 그릇 전리품 삼는
교만을 떨쳐버리고 
 
내가 뭐라고
잊지 않고 먹여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부족하나마 밥값 하겠다고
다짐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말일세 
 
피땀 흘려 밥을 짓는
땅의 사람들 깔보던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며 
 
밥 지어 몸소 밥이 되어준
수많은 낯모르는
벗들에게 고마움 전하며
나도 그리 되리라
다짐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말일세 
 
밥 빼앗겨 울부짖고
밥 먹지 못해 쓰러지는
제 탓 없는 착한 이웃들
애써 모른척했던
돌 같은 마음 찢으며 
 
같이 먹자고 초대하고
나를 먹으라고 내어놓고
함께 배부르고 함께 배고픈
살맛나는 대동의 세상 만들리라
다짐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말일세 
 
우리 이제부터라도
밥 먹기 전에
손보다 먼저 마음을
더할 나위 없이 깨끗하게
씻고 또 씻어 보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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