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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12-28 조회수 : 1618

1600년, 이 남성의 나이는 53세였습니다. 당시로는 인생을 정리할 나이였지요. 그는 청년기 대부분을 빚에 시달리며 몹시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군대에 복무하면서 전투 중에 왼쪽 팔을 잃었고, 포로로 5년간 갇혀 있기도 했습니다.


제대 후 그는 다시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이때의 나이가 53세였습니다. 이런 그에게 희망이 없었습니다. 지금이야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당시에는 40세만 넘어도 오래 살았다고 할 때였습니다. 따라서 50대 중반을 달리고 있으니 할아버지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자유가 억압된 감옥에서 생활하는 데 무슨 희망이 있었겠습니까?


그는 감옥에서의 생활이 너무 지루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때 썼던 글을 후에 출판합니다. 이 책이 지난 350년간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돈키호테’입니다. 그렇다면 이 죄수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세르반테스’입니다.


그는 자신의 삶을 그대로 드러내는 도전정신을 책 속에 담았습니다. 이 도전이 있었기에 이 위대한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이지요. 고통과 시련에 대해서 굴복하지 않고 벌떡 일어나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도전정신이야말로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사실 우리는 고통과 시련이 찾아오면 늘 불평불만이 먼저였습니다. 그러나 그 자체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 그 너머를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입니다. 이 부분을 이해하기가 힘들지요. 어떻게 아무런 죄가 없는 아이가 죽임을 당해야 하는지에 대해 하느님의 불합리를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주님의 미래를 예견한 악마는 아직 힘이 없는 아기일 때부터라도 없애고자 필사적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아기를 죽인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헤로데였다는 사실 역시 우리가 잊어버리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 모두의 구원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예수님께서 이집트로 피신을 하셔야만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기의 희생을 피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주님의 오심을 위한 첫 순교자들로 아기들을 받아주십니다. 아기들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주었고,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이해하기 힘든 사건입니다. 그러나 그 너머를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이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그래야 사랑이신 하느님을 온전하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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