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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12-29 조회수 : 1966

  요즘에 초등학생에게 장래 희망을 물으면 ‘유튜브 크리에이터’라고 말한답니다. 그만큼 유튜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광고나 PPL을 통해 꽤 높은 수입을 얻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1년에 몇십억씩 버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모든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좋아요’와 ‘구독’ 버튼을 눌러 달라고 청합니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전 세계에서 매일 1억여 개 이상의 동영상이 등재된다고 합니다. 이 중에서 볼만한 것을 0.1%만 가정해도 그 숫자가 10만 개에 달합니다. 이렇게 볼 것 많은 유튜브의 세상 안에서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어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이 쉽겠습니까?


  정말로 힘든 곳입니다. 저 역시 1시간짜리 강의 영상을 찍고서 편집하는 데 온종일 걸렸습니다. 직접 경험해보니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달았습니다. 하긴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것이 쉽겠습니까? 막연한 상상보다 직접 해보니 깨닫습니다. 그런데 많은 이가 막연한 상상만 합니다.


  이 세상은 쉽지 않습니다. 막연한 상상만으로는 살 수 없는 곳입니다.


  우리는 주님께 대해서도 막연한 상상을 합니다. 예수님, 성모님 그리고 요셉 성인이 만드신 가정을 성가정이라고 하지요. 그 성가정의 기준을 세상에 맞춥니다. 모든 것이 다 풍족한 상태인 것처럼, 전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곳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정결례에서 바치는 제물을 보면, 그리 넉넉하지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그들이 바치는 제물은 비둘기로, 이는 가난, 단순, 순결을 상징하는 예물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막연한 상상으로 이 땅에 오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막연하게 당신을 알아보고 당신께 찬미를 드릴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조금의 빈틈이 있어도 죄로 기울어지는 우리의 나약함과 부족함을 아시기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래서 성인의 모습이 아닌 성장하는 갓난아기의 모습을, 곧바로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그마치 30년을 준비하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주님께서도 이렇게 구체적인 계획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런데 이 땅에 사는 우리는 지금을 어떻게 살고 있나요? 그냥 잘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만을 가지고 의미 없이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요? 하느님의 일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매 순간 의미 있게 또 희망을 바라보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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