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1월 5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1-05 조회수 : 2086

마르코 6,34-44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은 곧 도래할 하느님 나라의 풍요로움을 암시합니다! 
 
 
오병이어(五餠二魚) 기적사화를 묵상하던 중 다음 구절이 제 마음에 크게 와닿았습니다.
“빵과 물고기를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베푸신 나눔 잔치에 그 누구도 소외되거나 차별대우 받는 사람이 없었음을 의미합니다.
누구는 귀빈석 누구는 일반석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대접받았음을 의미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고급진 암소 스테이크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프라이드 치킨이 제공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메뉴가 제공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결국 빵과 물고기! 단촐하고 소박한 식사였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한 나눔이었기에, 음식으로 인한 불평불만이 조금도 없었던 잔치, 결국 천상 잔치의 예표가 오병이어의 기적인 것입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곧 도래할 하느님 나라의 풍요로움을 암시합니다.
이 기적의 과정 안에 우리가 한 가지 눈여겨볼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베푸신 빵의 기적에 그 누구도 제외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시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외로 인해 괴로워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많은 이웃들이 차별과 불평등으로 죽어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이런 연유로 이 시대 공평함과 균등한 기회가 그토록 강조되고 있는 것입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통해서 우리는 오늘 날의  
 
사목자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목자들은 주님과 백성 사이에서 중재자·매개자 역할을 하는 존재입니다.
그들이 백성을 주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거나 갈라지게 하는 존재가 되어서 참으로 곤란합니다. 
 
사목자들은 백성에게 주님의 뜻을 알려주고, 그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 존재여야 합니다.
백성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들은 대신해서 주님께 기도하고, 청하는 존재가 되어야 마땅합니다. 
 
사목자들은 매일 주님께서 건네시는 생명의 빵, 즉 말씀을 정성껏 봉독하고 공부합니다.
진지하게 묵상하고 풀이하여, 백성에게 나누어주어야 합니다. 
 
사목자들은 백성에게 영원한 생명의 양식도 나누어주어야 하지만, 동시에 지상의 빵·물질적인 빵도 골고루 분배해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사목자들은 지금 누가 너무 많은 빵을 지니고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그들을 잘 설득해서 내어놓게 해야 합니다. 가난한 이들, 못 가진 이들이 어디 있는지 잘 살펴보고, 그들이 굶주리지 않도록 보살펴야겠습니다. 
 
사목자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어야 할 마음 자세 하나는 주님을 향한 절대적인 신뢰심입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통해서 잘 알 수 있는 바처럼, 주님 앞에 불가능은 없습니다. 
 
주님께 나아가서 그분께 간절히 청할 때, 절대로 빈손으로 돌아오는 법은 없습니다.
사목자들은 우리 주님의 전지전능하심에 대한 강한 믿음의 소유자여야 합니다. 
 
자신과 자신의 힘만 믿는 사목자들에게는 죽었다 깨어나도 은총과 기적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언제나 부족한 존재임을 파악한 사목자들, 주님의 권능을 굳게 믿는 사목자들, 자신이 그저 나약한 한 피조물이요, 중재자라는 사실을 굳게 믿는 겸손한 사목자들의 삶에는 주님께서 베푸시는 놀라운 은총의 기적이 늘 함께 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