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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1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2-11 조회수 : 2780
맞춤법 책을 자주 봅니다. 많은 글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심코 쓴 글이 제 글을 읽는 사람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분명히 한국 사람입니다. 한국에서만 50년 이상을 살면서, 50년 넘게 한국말만 써왔습니다. 그럼에도 글을 쓸 때 자신이 없어지곤 합니다. 조금이라도 신경 쓰지 않으면 예전에 잘못 알고 있었던 맞춤법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국문과에 다니고 있는 학생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이 학생의 글을 보았는데, 맞춤법이 잘못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맞춤법이 틀렸다고 말해주니, 깜짝 놀라면서 무척이나 부끄러워합니다. 국문과에 다니고 있어도 실수할 수 있는데도, 이 점을 인정하기가 창피했나 봅니다. 

인간이기에 우리는 겸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처럼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배우면서 새로운 것을 익혀야 합니다. 

나만 옳다고 생각하는 판단의 오류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나는 옳고 남은 틀렸다고 판단하는 사람이 참으로 많습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겸손의 삶이 아닌, 주님께서 너무나도 싫어하는 교만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의 부인이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복음은 예수님께서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셔서 숨어계셨다고 전하지요. 그런데도 소문을 듣고 이 부인이 예수님 발 앞에 엎드릴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도 아닌 이교도인데 어떻게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을까요?

비록 이교도였지만 이 여인이 특별한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재산이 많거나 그 나라에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소위 ‘빽’이라는 것을 이용해서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 특별한 사람을 강아지에 비유합니다. 기분이 좋았을까요? 화가 나서 자신의 힘을 이용해서 예수님을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만들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부인은 자신의 특별한 지위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겸손한 믿음을 보여줍니다.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이 겸손함이 예수님의 이런 말씀을 듣게 했습니다.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주님께서는 교만의 삶이 아닌, 어떤 상황에서도 겸손의 삶으로 당신께 굳은 믿음을 보이길 원하십니다. 

지금 여러분의 삶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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