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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25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2-25 조회수 : 2295

2월25일 [사순 제1주간 목요일]
 
마태오 7장 7-12절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부디 힘내십시오
 
 
부익부빈익빈 현상, 양극화 현상이 극으로 치닫는 요즘,
마음이 너무 착해서, 약아빠지지 못해서, 약삭빠르지 못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분들,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으십니까?
 
가슴이 많이 아픈 몇몇 신자 분들과 소주잔을 앞에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결국 모질지 못해서, 천주교 신자라는 이유로, 한 번 더 양보하고, 한걸음 더 물러나다보니 결국 일이 커지고 말았더군요.
 
착해빠져 탈인 형제들, 모진 마음먹지 못해 괴로움을 홀로 떠안고 가는 순박한 형제들의 눈망울 앞에
뭐라 할 말이 없더군요.
 
그저 힘들 내시라고, 언젠가 이 시련의 끝이 있을 것이라고, 기도하겠노라는 말씀밖에 드리지 못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왕 기도할 바에 보다 열렬한 기도, 강렬한 기도를 바치라고 요청하고 계십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사면초가에 몰린 분들,
‘더 이상 갈 곳이 없구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부디 끝까지 포기하시 마시기 바랍니다.
 
진정으로 마음을 다해, 신명을 다해, 목숨을 걸고 한번 기도해보십시오.
나 혼자만의 기도로 부족할 것 같으면 ‘기도부대’를 동원하십니다.
제게도 언제든지 부탁하십시오.
 
그리고 최선을 다해 현실에 맞부딪쳐보십시오.
반드시 은총의 하느님께서는 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
좌절과 고통의 끝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실 것입니다.
 
‘ 청하여라’ ‘찾아라’ ‘두드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과연 무엇을 청할까, 무엇을 찾을까, 무엇 때문에 두드릴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때로 우리의 기도 지향, 어쩔 수 없이 자기중심적입니다.
이기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스런 모습이기도 하지요.
 
우선 ‘나’의 만사형통, 내 가족의 안녕, 우리 가문의 번성,
우리 고장의 발전이 이루어져야만, 이웃봉사도 가능하고, 보다 나은 세상 건설도 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때로 우리의 기도 지향이 너무나 극단적 이기주의로 치닫기에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이번에 구입한 열장의 로또복권이 꼭 당첨되기를 바라며 바치는 9일기도, 목 좋은, 그래서 투자 가치가 높은 역세권 아파트 분양에 참여했는데, 꼭 선정되기를 바라며 바치는 미사예물, 내가 좋아하는 축구팀의 승리를 위한 기도...
 
사실 이런 기도는 기도라기보다 강요입니다.
하느님을 깎아내리는 행위입니다.
더 나아가서 하느님을 떠보고, 하느님을 모욕하는 기도도 아닌 기도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기도지향은 어떠해야 할까요?
무엇을 청할까요?
무엇을 찾을까요?
무엇을 위해 두드릴까요?
 
다른 무엇에 앞서 공동선(共同善)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나도 살고 이웃도 사는 ‘윈윈전략’이 성공하기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더 이상의 비극이 없는, 더 이상의 무자비한 폭력도 없는
평화로운 세상의 도래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더 이상 굶주리지 않는, 더 이상 피눈물 흘리지 않는 정의로운 세상, 공평한 세상의 도래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육에 매몰된 세상이 아니라 영으로 무장되었기에
건강하고 건전한 세상의 도래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이런 기도는 하느님께서 그 자리에서 즉시 들어주실 제대로 된 청원기도입니다.
이런 기도는 하느님께서 산 제물로 기쁘게 받으실 가장 바람직한 기도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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