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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5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9-15 조회수 : 60

차라리 내가 대신 저 십자가에 매달렸으면!
 
 
십자가형이 집행되고 있던 골고타 언덕의 상황은 차마 눈뜨고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습니다.
예수님뿐만 아니라 또 다른 두 명의 사형수들이 흘린 피로 사방이 피비린내로 가득했습니다.
사형수들이 극도의 고통으로 인해 내지르는 비명과 신음 소리가 골짜기 전체에 크게 울려 퍼졌습니다.
 
백인대장의 감독 아래 사형을 집행한 로마 군대 소속 병사들은 총 4명이었습니다.
그들은 사형수들의 목숨이 떨어질 때 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들은 마음속으로 사형수들이 빨리 죽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었겠지요.
그래야 사형 집행에 대한 수고비조로 죄수들이 입고 있던 옷을 일당으로 받아들고 퇴근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예수님의 십자가 아래에는 무심한 얼굴로 옷의 분배에만 골몰하고 있던 네 명의 병사들뿐만 아니라,
또 다른 네 명의 여인이 서 있었습니다. 병사들과는 대조적으로 슬픔으로 가득한 네 명의 여인, 그리고 그분이 사랑하시는 애제자가 서 있었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사랑했던 이 사람들, 특히 성모님께서는, 극심한 내적인 고통을 겨우겨우 참아내며 끝까지, 용감하게 십자가 아래 서 있었습니다. 차라리 내가 대신 저 십자가에 매달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예수님께서 지금 겪고 계시는 고통에 영적으로 긴밀히 참여하며, 그렇게 서 있었습니다.
 
한 가지 놀라운 일이 있습니다. 마지막 단말마의 고통을 겪는 순간, 숨이 떨어져가는 순간에도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아래 서 있는 어머니, 그리고 사랑하는 제자, 남겨질 교회와 양떼인 우리를 걱정하십니다.
 
자신이 지금 겪고 있는 고통 감당하기도 힘겨우실텐데, 자신에게 휘몰아쳐오는 광풍과도 같은 괴로움에 대해서는 일말의 표현도 하지 않으시고, 그저 자신이 떠나신 후 남겨질 사랑하는 사람들을 염려하십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복음 19장 26~27절)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순간 어머니와 사랑하는 제자를 새로운 모자 관계로 연결시켜주셨습니다.
남겨질 신앙 공동체를 위해 성모님은 중개자 역할, 즉 교회의 어머니로서 역할을 지속해나가실 것입니다.
 
이제부터 성모님은 예수님의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넘어서서, 사랑하는 제자의 어머니, 예수님을 따르는 모든 이들의 어머니, 더 나아가서 교회 공동체의 어머니로 거듭나게 된 것입니다.
 
은혜롭게도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으로 인해 그분의 어머니를 우리의 어머니로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세상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과 성모님의 존재로 인해 모두 한 형제요 한 자매인 것입니다.
우리 모두 신앙 안에서, 예수님과 그분의 어머니 안에서
새로운 영적 가족으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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