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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1-17 조회수 : 1135

초등학생 때, 어머니 심부름으로 석유 가게에 갔던 일이 기억납니다. 석유를 담는 통과 돈을 주시면서 석유를 사오라고 하셨습니다. 석유 가게에 가서 통에 석유를 담고서 계산을 위해 돈을 내밀었습니다. 그러자 주인아저씨께서 화를 내시며 혼내시는 것입니다. 지폐를 꼬깃꼬깃 구겨진 채 주었다는 이유였습니다. 빳빳하게 펼쳐진 돈이나 꼬깃꼬깃 구겨진 돈이나 그 가치는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인아저씨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받는 사람에게 어떤 돈이 더 기분 좋겠니? 돈은 귀하기에 이렇게 잘 펼쳐서 줘야 한다.”

그 뒤에 돈을 낼 때는 항상 잘 펼쳐서 드립니다. 그리고 마트에서 계산대에 물건을 올릴 때도 최대한 계산원이 쉽게 계산하도록 배려합니다. 

남을 배려하면 상대방도 저를 배려한다는 것을 많이 깨닫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나만 배려받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사랑받고자 한다면 먼저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의 사랑을 받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먼저 사랑해야 합니다. 이 사랑은 신앙적인 사랑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사랑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실 많은 이가 자기 뜻을 따르지 않으면 죄인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자녀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부모를 본 적이 있습니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놀기만 합니다. 매일 게임만 하고 있으니 미치겠어요.”

그러나 이렇게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공부만 한다면?’ 더 큰 문제가 아닐까요? 사실 공부만 하는 사람, 놀기만 하는 사람, 먹기만 하는 사람, 잠만 자는 사람…. 이런 식으로 한 가지만 하는 사람은 옳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균형을 이루면서 살아야 합니다. 

신앙생활만 잘하면 정상일까요? 이 역시 아닙니다. 신앙생활도 인간 생활과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참 기쁨을 체험할 수 있게 됩니다.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신앙생활을 아주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보기에 예수님의 제자들은 단식도 하지 않고, 먹고 마시는 것을 더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이는 그들의 착각입니다. 신앙생활과 일상의 생활은 절대로 분리될 수 없습니다. 특히 사랑은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사랑 안에서 참 기쁨의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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