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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5-17 조회수 : 1066
복음 요한 14,27-31ㄱ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7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28 ‘나는 갔다가 너희에게 돌아온다.’고 한 내 말을 너희는 들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아버지께서 나보다 위대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29 나는 일이 일어나기 전에 너희에게 미리 말하였다. 일이 일어날 때에 너희가 믿게 하려는 것이다. 30 나는 너희와 더 이상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겠다. 이 세상의 우두머리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나에게 아무 권한도 없다. 31 그러나 내가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것과 아버지께서 명령하신 대로 내가 한다는 것을 세상이 알아야 한다.”



어느 수출입 회사에서 비서직을 구한다는 광고를 냈습니다. 취업이 급했던 어느 청년도 공고를 보고서 이력서를 제출했지요. 그런데 서류 면접에 떨어졌다는 메시지와 함께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당신은 비서직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학도 잘하지 못하고, 이력서에는 온통 오타로 가득합니다. 이런 비서를 저희는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이 청년은 너무 화가 났습니다. 서류만 보고 자신을 함부로 판단한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항의와 욕설이 가득 담긴 문자 메시지를 작성했습니다. 발송하려는 순간, 이렇게 화가 나서 펄쩍펄쩍 뛴다고 해도 무엇이 달라질까 싶었습니다. 이런 항의와 욕설의 메시지를 보고서 회사에서 합격 통지서를 보낼 리가 없고, 또 자신의 화도 풀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정중하게 한 통의 편지를 썼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자기 능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하며 이를 부끄럽게 여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지적해줘서 너무나 감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 뒤에 이 청년은 뜻밖의 합격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비서 일은 지금 상태에서는 도저히 힘들겠지만, 열려 있는 마음을 보니 행정 부처에서 먼저 경력을 쌓으면 훌륭한 비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만약 처음의 마음대로 복수의 메시지를 보냈다면 여전히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인간관계는 끊임없는 충돌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는 것이 과연 물리적인 힘일까요? 관계 개선은 물리적인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마음에서 이루어집니다.

주님의 사랑을 간직한 사람은 이제 걱정할 것도 없고 두려워할 것이 없습니다. 주님께서 평화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평화는 진리와 빛과 생명을 토대로 이루어졌고, 삶의 기쁨을 주는 주님의 커다란 선물이었습니다.

이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전혀 다릅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는 힘으로 꼼짝 못 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 안에서 서로의 마음이 좋아질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것이기에 마음이 산란해지고, 겁을 내게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사랑을 토대로 이루어집니다.

주님께서는 이 땅에 물리적인 힘을 가지고 오시지 않았습니다. 폭력과 전쟁으로 꼼짝 못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으로 우리 모두를 인정하고 받아주시면서 평화를 이뤄주셨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우리도 이 평화를 실천해야 합니다. 인간관계를 폭력의 관계가 아닌 평화의 관계로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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