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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황 데레사의 사적계시에 관한 교령 해설 4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8-11-05 조회수 : 968
 
「‘황 데레사의 사적계시’와 관련한 수원교구 교구장의 교령」에 대한 해설 4
 

 대구교구장 서정길 주교가 ‘황 데레사의 사적계시’와 관련한 것들을 조사하여 이는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님을 금령으로 발표하였고,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도 이를 확인하는 일반교령과 각 신분별로 구체적으로 지켜야 할 일반집행교령을 반포하였다. 그렇다면 도대체 ‘황 데레사의 사적계시’는 무엇이 문제인가?
 
 그리스도교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은 크고 작게 하느님을 체험하면서 살아간다. 하루의 일과나 인생의 여정에서 하느님 또는 성모님을 체험했다고 하는 이들 대부분은 나름대로 열심하고 올바르게 신앙생활을 하고자 노력하는 이들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좋은 지향을 갖고 열심히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하는 이들이 영적으로 체험하는 바는 분명히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인가?’와 ‘그것이 교회의 가르침에 상응하는 것인가?’의  판단은 ‘교회 권위(즉 교도권)’에 유보되어 있다. 교회로부터 인정받기 전까지는 그것을 유포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강요해서는 안 되며, 그것을 근간으로 사도직 활동이나 단체 활동을 주도해서도 안 된다.

 ‘황 데레사의 사적계시’ 문제는 50여 년 이상 문제를 안고 온 것이기에 짧은 글로 모든 것을 밝히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도권에서 ‘황 데레사의 사적계시’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부분을 간단하게 언급하여, 무엇이 문제인가를 알아보고자 한다.

1. 모방된 내용들

 황 데레사의 자전적(自傳的) 자료에 의하면, 황 데레사는 어려서부터 남다른 고생을 하며 살다가 천주교에 입교하면서 여러 영적체험을 하게 된다. 그중 하나가 천당, 지옥, 연옥의 모습을 보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옥은 불타고 있고, 뿔 달린 마귀들이 삼지창을 들고 괴롭히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성모성심을 통하여 보았다는 예수님과 성모님의 수난에 대한 내용들은 그 자신의 삶과 지식에 비추어 볼 때, 양산(量産)된 개인적이고 불확실한 환시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그림으로 보여주는 환시의 내용이나 모습들, 지구의(地球儀)를 중심으로 천주성삼을 묘사하는 방식, 비둘기의 모습으로 성령을 드러내는 방식, 천사나 마귀를 그려내는 것들은 [요리강령]에서 설명하는 것과 특별히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녀에게 내렸다고 하는 성모 마리아의 메시지와 형태는 파티마와 루르드의 성모 발현을 상당히 모방하고 있다. 인류구원과 남북평화통일, 공산국가의 회개, 성직자의 바른 삶, 산아제한에 대한 뉘우침, 양로사업, 고아원사업 등이 그렇다. 이런 내용들은 교회의 일반적이고 보편된 사업이며 기도지향으로서,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맺은 보통의 신자라면, 이미 인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들이다. 이것을 ‘특별한 메시지’라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신을 특별한 은총의 담지자로 자각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양받는 영웅적 인물로 격상시키고자 하는 인위적 노력이 충분히 드러나는 부분이라 하겠다.

2. 고통에 대한 잘못된 이해

 그밖에도 황 데레사의 영적체험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황 데레사는 고통은 찬미의 대상이며, 고통을 인내함은 공로를 쌓는 것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통이해는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성서적 진리에 맞지 않으며, 부활하신 예수님을 고백하는 그리스도교의 정체성에도 맞지 않는다. 이러한 소극적·부정적 고통관은 오히려 기쁜 소식을 살아야 하는 그리스도교의 계시적 진리를 무력화시키고 문제적으로 보게 하는 그릇된 시각을 양산시킬 수 있다.
 
3. 신앙중심이 아닌 기적중심

 ‘황 데레사의 사적계시’와 관련된 자료들은 여러 가지 기이한 현상을 언급함으로써 신앙중심이 아니라 기적중심의 신앙을 강조하는데, 이는 ‘유사 영성운동’, ‘사이비 영성운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들이다. 이와 관련하여 ‘가족들의 연옥영혼을 위한 미사예물’을 강요하는 현상들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묵주기도 간주경문을 넣어서 묵주기도 한 꿰미를 하면 공산주의자 다섯 명 회두하는 은혜를 주신다.’는 내용 자체도 기도를 수량으로 계산하는 잘못된 신앙의 한 일환이라 볼 수 있다.
 
4. 대속 교리의 그릇된 이해

 황 데레사가 받았다는 메시지를 보면, 황 데레사는 자신이 받은 고통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통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또한 ‘자신이 십자가에 대신 못 박혀야 한다.’는 메시지를 성모성심을 통하여 받았다고 한다. 즉, 황 데레사의 고통을 통해서 세상의 죄가 배상된다는 것이다. 황 데레사 자신이 ‘대속자’(代贖者)이며 중재자로서의 위치에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라면, 황 데레사는 대단한, 그 어떤 성인보다 위대한 영웅적인 존재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가톨릭교회의 교리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다. 교회는 교회헌장을 통하여 다음과 같이 가르치고 있다. “‘하느님은 한 분이시고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재자도 한 분이시니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당신 자신을 모든 사람의 몸값으로 내어주신 분이십니다.’(1티모 2,5-6)라고 하신 사도 바오로의 말씀대로 우리 중재자는 한 분뿐이시다.”(제60항).

교회는 계시헌장을 통하여 인류의 ‘새롭고 결정적인 계약인 그리스도인의 구원계획은 결코 폐제(廢除)되지 않을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나타나시기 전에는 어떠한 새로운 공적계시도 바라지 말아야 한다.’(제4항)고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가르침에 따라 ‘교회의 권위’는 세상의 회개와 구원사업에 있어, 황 데레사가 환시 중에 받았다는 메시지(자신의 고통을 통하여 세상의 죄가 배상되는 대속성과 중재성)의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황 데레사의 사적계시’ 추종자들은 교회 교도권의 금지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고 불순명을 고집하고 있다.
 
이상의 ‘황 데레사의 사적계시’와 그와 관련된 것들은 교회 안에서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수원교구장 주교의 교령 발표는 황 데레사의 영적체험에 현혹되어 그릇된 길에 빠졌던 부분을 바로 잡고, 향후 예방을 위해 단행된 법률적 조치이다.

 

2008년 11월 9일
천주교 수원교구 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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