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므로 성좌의 고유한 권위로...
이 시간부터는 그대를 수원교구의 부교구장 직분으로 승급하는 바입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임명장[Papal Bulla] 내용 中)
12월 2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이용훈(마티아) 주교의 부교구장 취임미사가 거행되었다. 이날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은 이용훈 주교는 “저의 마음, 언어, 행동을 통해 늘 여러분과 함께 하며, 여러분의 일상 한복판에 서있겠다”며 부교구장 취임 소감을 밝혔다.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와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라자로) 주교의 공동 집전으로 이뤄진 이날 미사는 교구 사제단을 비롯해 교구 내 수도자, 평신도 등 8백 여 명의 교구민이 참석했으며, 수원교구 부교구장 주교의 탄생을 한 마음으로 기뻐하였다.
이날 행사의 가장 핵심인 임명장 수여식은 1부 취임축하미사 중 복음 후에 이루어졌다. 지난 10월 10일 로마의 베드로 좌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의해 공표된 임명장의 내용에 따르면, 교황은 “이용훈 주교를 이제 수원교구의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하며 인사와 함께 사도적 강복을 내린다”고 말하고 “성좌는 그대가 새로운 직분을 맡기에 적합한 분이라고 여긴다”며 “최고의 목자이신 그리스도께, 그대의 직무를 가장 완벽히 수행하고 가장 충실한 결과를 그대의 교구장 주교와 함께 만들어 낼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해야 한다”고 권고하였다. 임명장 낭독 후 교황 대사는 이용훈 주교에게 임명장을 전달했으며, 이로써 부교구장 취임이 널리 선포되었다.
▲입장하는 이용훈 주교와 교황 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왼쪽 사진)
임명장을 낭독하는 교황 대사(오른쪽 사진)
곳곳에서 축하와 기쁨의 환호
2부 축하식은 교구청 직원들의 꽃다발 증정, 축사(교황대사, 유흥식 주교, 교구 평협회장), 부교구장 감사 인사 순으로 이루어졌다.
교황 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는 “교황 성하께서는 수원교구가 현재는 물론 미래에까지 안녕과 평안 속에 지내길 기원하신다”고 전하며 “교황 성하께서 이 주교님을 선택하심에 있어 교구의 필요뿐 아니라 새 부교구장 주교의 인격적 사목적 자질까지도 심사숙고하셨음”을 전했다. 특히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말씀을 들어 “주교직의 권위는 교회를 위한 봉사에 있음”을 강조하면서 “여러분의 모든 선의, 믿음의 행위를 당신 힘으로 완성해주시기를 빕니다”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으로 축사를 끝맺었다.
이어, 이용훈 주교의 신학교 동창이며 군대 동기이자 오랜 기간 같은 길을 함께 걸어 온 친구인 대전교구 유흥식 주교의 축사가 있었다. “축하드리지만, 그만큼 책임감이 커질 것이기에 안됐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솔직한 마음”이라며 지인으로서 애정어린 걱정으로 말문을 연 유흥식 주교는 이용훈 주교와의 깊은 인연을 되짚어 얘기하면서 “무언가를 변화시키려고 한다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지만, 내가 먼저 변한다면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을 인용하며 “성인 사제 되시고, 교구장 주교님과 함께 그리스도 향기가 풍기는 수원교구를 만드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구 평신도들을 대표해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정태경(마티아) 회장도 축하의 뜻을 전했다. “수원교구의 모든 형제자매들과 함께 이 기쁨을 함께 하겠다”고 말한 정태경 회장은 “교구의 희망이신 마티아 주교님께서 하느님을 온전히 의지하듯 우리도 주교님을 온전히 따르고 사랑하겠다”고 밝혔다.
"여러분의 일상 한복판에 서 있겠습니다”
모든 축사가 끝난 후 부교구장 이용훈 주교의 인사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교구장 최덕기 주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이용훈 주교는, 함께 한 내빈들을 비롯해 모든 교구민에게도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교황 대사가 앞선 축하에서 인용한 “‘여러분들을 위해서 저는 주교이고 여러분들과 함께 그리스도인입니다. 앞의 것은 엄청난 무게의 책임이지만 둘째의 것은 은총의 직함’이라는 내용의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을 깊이 새기려고 한다”는 이용훈 주교는 “여러분들의 기도, 도움을 굳게 믿으며 교구장 주교님을 보필해 제게 맡겨진 일과 소명을 위해 성실히 정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교구 사제들, 협조와 기도로 함께 하길
건강상의 이유로 교구장 주교직이 공석이 될 까 우려해 교황에게 이용훈 주교의 부교구장 임명을 청했던 최덕기 주교는 “지난 6년간 총대리 주교로 재직해오며 교구 일을 이미 다 섭렵하고 있는 이 주교님은 그야말로 준비된 부교구장 주교”라고 설명하면서 “주교직 수행에 있어 건강과 성덕, 사목적 지혜도 필요하지만 특히 교구 사제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많은 기도와 협조를 요청했다.
이날 참석한 신자들과 수도자들도 기쁜 마음을 피력했다. 과천성당 박윤순(마리아) 씨는 “마티아 주교님의 부교구장 임명을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며 “성인 주교 되시길 저희 공동체와 함께 기도하겠다.”고 밝혔으며, 성빈센트수녀회 이 그라시아 수녀는 “이 주교님은 뵐 때마다 교구민들에 대한 사랑이 많으심을 느낄 수 있고, 특히 사제들의 성화와 사목을 위해 기도를 아끼지 않는 분”이라며 “오늘 부교구장 취임은 하느님께 영광이고 교구민에게는 큰 은총이라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부교구장 주교는 교구장 주교와 그 임무를 보좌하는 데 있어서는 보좌주교와 같지만 교구장 승계권, 즉 교구장 직분의 공석시 다른 임명절차 없이 자동적으로 교구장 주교직을 계승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 이용훈 주교의 부교구장 취임으로, 수원교구는 교구장 주교의 공석 기간 없이 든든한 기반 아래 복음화를 위한 행진을 지속해나갈 수 있게 되었다.
배정애 명예기자
교구 홍보·전산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