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제 33차 성경 특강이 바오로 해 특집으로 6월 23일과 29일, 각각 분당요한성당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있었다. 바오로 해를 맞이하여 기획된 세 차례의 특강 중 마지막 특강이었던 이번 강의는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23일 분당요한성당에는 1,500여명이, 29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는 1,800여 명이 참석해 ‘여정’ 성경공부를 수강해 온 신자들이 상반기를 총결산하는 한편, 말씀에 대한 열정을 꽃피운 시간이 되었다.

강의를 맡은 오전동본당 전합수(가브리엘) 신부는 “본당 사목의 경험을 살려, 신자들이 배움을 실제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될 만한 강의를 준비했다”면서 “신비주의나 유명강사를 찾아다니는 것을 경계하고 성령의 은사인 공동체를 위한 봉사로 본당생활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데 목적이 있다”며 강의 취지를 밝혔다.
전합수 신부는 하느님의 뜻을 알아내는 교회의 전통적 방법으로 ▲하느님의 말씀(성경)을 묵상하고 새기는 것 ▲공동체 안의 일치와 화합의 모습 ▲교회의 영적 지도자 ▲성인들의 행적과 말씀 ▲성체 조배와 성령께서 이끄시는 특별한 방법 등에 대해 소개하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한 하님의 뜻을 분별해 나갈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그리스도께서는 세례를 베풀라고 나를 보내신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라고 보내셨습니다”(1코린 1,17)라는 말씀을 인용하며 ‘선교 영성’을 강조했다.
오후 강의를 맡은 수원가톨릭대학교 김승부 신부는 사도행전을 중심으로 ▲박해자로서의 사울 ▲사울과 부활하신 예수의 만남 ▲부활하신 예수와 하나니아스의 만남 ▲하나니아스와 사울의 만남 ▲사울이 다마스쿠스에서 선교하고 박해를 받음 ▲예루살렘에서의 사울 등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이 과정에서 김 신부는 “사도행전 9장과 10장을 보면, 하느님 말씀이 전해지는 과정에서 그리스도 신자들이 아닌 사람들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고 언급하면서 “개신교나 다른 전통적인 종교를 받아들여 깊은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하느님의 말씀이 전파되는 과정에서 천주교 신자들과 함께 일할 수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하느님은 전능하신 분이시지만, 우리를 필요로 하신다”며 “선교의 주역은 하느님이요, 우리는 다만 그 도구로서 기도와 겸손한 자세로 선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의를 끝맺었다.
29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열린 특강에 참여한 신자들은 “율법에 얽매여 있었는데, 자유롭고 현실에 맞는 강의였다”면서 “꼭 필요한 핵심을 짚어주셨고, 봉사자들 관리에 관한 실천적 지침에 공감한다”며 지지를 표했다. 또 다른 신자는 “처음 성당에 온 사람을 아는 체도 안하고, 나 자신부터 친교보다는 일을 우선시 했던 지난 봉사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고 하며 “예수님처럼 왜소하고 볼품없는 사람을 더 챙겨야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바오로의 회심을 좀 더 깊게 살펴보고, 바오로와 하나니아스의 만남을 통해 하느님의 주도권을 살펴보는 것이 특강의 취지"라는 교구 복음화국 육 요비타 수녀(까리타스 수녀회)는 “개인적으로 선의의 일을 할 때는 노력과 희생을 보시고 고난이 올 때마다 하느님께서 꼭 도와주셨다”며 “(강의가) 다소 어렵긴 하지만 신자들의 가슴 안에 깊이 남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희망했다.
한편, “말씀 안에서 사니까 기쁘다”며 행사 곳곳에서 드러나지 않게 일하는 140여 명의 봉사자들은 “오시는 것 만해도 좋다”며 “누가 시키면 못하죠. 좋아서 하는 것”이라고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뙤약볕에서 주차와 안내를 하며 화장실 청소까지 마다 않는다. 1992년 발족하여 성경 공부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복음화국 성경봉사자회는 튼튼한 선후배 관계와 견고한 봉사자 층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교구 내 말씀공부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지도 수녀와 봉사자들의 열정은 그대로 신자들에게 꽃을 피운다. 특강에 참여한 신자들은 강의 중간 점심을 나누면서도 삼삼오오 모여 공동 번역, 새 번역, 성경 해석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공부를 쉬지 않았다.
이날 특강 후에는 바오로 해 폐막 미사로 파견미사가 봉헌되었으며, 여정 성경 공부 수료식도 함께 했다. 2009년도 1학기 여정 수료자는 총 4776명(일반여정: 2634명, 은빛여정: 1009명, 여정첫걸음 731명, 완독증 402명)이며 신약 3년 수료자 25명, 구약 3년 수료자 41명, 신·구약6년 수료자 20명, 은빛여정 2년 수료자 47명, 구약3년 개근자 4명, 신약 3년 개근자 2명, 신·구약6년 개근자 3명이 수료증 및 상장을 수여받았다.
분당요한성당의 특강 후 열린 파견미사를 집전한 성남대리구장 김영옥(가브리엘) 신부는 “성경공부를 통해 하느님을 알게 됨으로써 그리스도의 평화와 사랑을 전하는 참 신앙인이 될 것”을 당부했으며, 29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파견미사를 주례한 수원대리구장 최재용 신부는 “일상생활 안에서 말씀을 꽃피우고 결실을 맺을 수 있길” 당부하였다. 또 최재용 신부는 강론 중 선교 민요를 즐겁게 부르고, 평화의 인사를 통해 힘차게 나아갈 것을 함께 외치면서 신자들의 선교 의지를 독려하였다. 이 날 참석한 신자들은 바오로 해 전대사의 은총도 함께 받았다.
신·구약 6년 개근상(3명)을 받은 용호본당 김동안(크리스티나) 씨는 “하느님이 모든 여건을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전하며 “공부하는 시간이 기쁘고 행복했다”며 말씀 공부를 통한 기쁨을 전했다.
다음 교구 성경 특강은 오는 12월 1일과 3일에 수원가톨릭대학교 김건태 신부의 심도 깊은 창세기 강의로 마련될 예정이다.
서전복, 성기화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