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안녕하세요” 서로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며 서로 안아주는 해누리친구들.
지난 9월 24일 장애인생활시설 둘다섯해누리(기관장 김상문 베드로 신부)가 개관 3주년을 맞아 ‘해누리 열린 축제’를 개최했다.
이날 ‘해누리 열린 축제’는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와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 미사로 시작했으며, 이어 ‘생활인, 파티마 수녀회, 해누리 부모회의 다양한 공연’과 이윤섭(요한사도) 신부·이노주사팀의 노래 공연 등이 펼쳐졌다. 또한 생활인이 직접 제작한 작품 전시회와 체험 행사 등이 다채롭게 마련되었다.
해누리 공동체, 후원자, 자원봉사자, 사강보금자리 가족, 생활인 가족이 함께 한 가운데, 감사와 격려의 축제의 장이 된 이날 ‘해누리 열린 축제’에서 이성효 주교는 강론을 통해, “50명의 직원들이 가족처럼 돌보고 모두가 하나 되는 것은, 공동체적 사랑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면서 기관장과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어 암브로시오 성인의 말을 인용하며, “‘빵 다섯 개는 젖과 같고, 단단한 음식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이다. 지금까지 좋은 공간을 마련하고 살아왔다면 주님께서 유아기의 젖을 주신 것이며,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단단한 빵을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말로 새로운 희망과 믿음의 비전을 제시했다.
해누리 사람들
하나 되는 축제의 분위기 속에 흥겨운 사람들, 각각 사연이 깊은 둘다섯해누리 사람들이다.
집에 데리고 있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겠다싶어 둘다섯해누리를 택했다는 김경미(크리스티나·중앙) 씨는 시누이가 생활인이다. 그는 시누이에게 “나 죽기 하루 전까지 건강하게 살아라. 오래 같이 살자”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장애인을 자식으로 가진 모든 어머니들의 기도 숙제”라고 담담히 얘기하는 그는 시설 입소가 “하느님의 은총”이라며, “고모가 너무 좋아한다. 친구도 있고 프로그램도 있고 더불어 살고 있으니까 숙소에만 오면 너무 좋아서 불편한 몸이지만 달린다”며 기뻐했다.
허양숙(디아나·분당성요한) 씨는 시설에 입소하고 싶어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했다. 그는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이 났다. ‘언제까지 떠먹여주겠냐’는 주교님 말씀이 와 닿았다”며, “이제는 그만 아파하고 그만 놓아라. 이제 하느님께서 얘들을 보호하시니까 놓고 잘 살아라 말씀하시는 것 같아 후련함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행복한 것 같다.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며 감동을 전했다.
“엄마들이 믿고 맡길 수 있어 들어오고 싶어 하는 이상적인 장애인 시설”이라며 “앞으로 거취가 이런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둘다섯해누리를 소개한 김현수(율리안나·분당요한·수원교구 장애인 부모회 안양부모회) 씨는, “복지관을 전전했다. 결국은 끼고 살 것도 아니니까 차후에 거취 문제가 제일 힘든 것”이라며 아픈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한정된 정원을 아쉬워하며 “재단에서 교구 차원으로 지원하는 이런 시설이 많이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간절한 소감을 내비쳤다.
차 율리에타(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 수녀는 “둘다섯해누리가 교구 안에 있어서 자랑스럽다”면서, “이렇게 생활인, 자원 봉사자, 직원가족 부모가 한 자리에 모여 장애우들과 한 식구로 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생활인들이 굉장히 기뻐하는 것 같다”며 “이렇게 좋은 시설에서 기쁘고 좋은 일 계속하시길 바란다”고 축하인사를 전했다.
“봉사를 하면서도 즐겁다”는 가족봉사단(경기 청소년 활동 진흥센터) 팀은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서 같은 마음을 가지고 만나 절친해졌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생활인들이 정서적으로 밝고 정말 행복해 하는 것 같다”면서, “보호차원이라는 이름으로 통제,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다. 스스로 할 수 있게 기회를 많이 준다”고 시설을 평했다. 주일 미사 중에 생활인들이 기관장 신부를 퇴근하는 아빠같이 대하고, 그들을 사랑으로 보듬는 모습에 푹 빠진 봉사단은 “살아있는 사랑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서로 도우면서 주고받는 관계다. 받는 것이 많다”고 말하는 조성숙(리디아·사무국장) 씨는 “생활인들이 풍족한 것이 아니다. 수급자, 고아, 편부모, 장애부모도 있고 다들 아픔을 갖고 있다. 어려운 사람들이니까 서로 나누는 것이 버릇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일하면 꾸밈이나 가식 없이 ‘반갑다, 좋아한다, 사랑한다’고 표현을 해준다. 피드백이 오니까 다른 데서 느끼지 못하는 보람을 느낀다”면서, “친구들도 좋은 환경에서 좋은 서비스를 받고 살 권리가 있다. 더 잘 해 주려면 후원자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해누리축제, 직접 만든 아들의 작품을 보고 “잘했네”하며 대견해 하는 어머니의 환한 미소가 머무는 아름다운 축제였다.
2008년 9월 8일 시설신고를 한 둘다섯해누리는 수원교구 사회복지 법인의 산하시설로서 가톨릭 사회 복지 정신에 입각하여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하고 나누는 행복한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주소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588-1번지(031-357-1945)www.haenuri.or.kr
서전복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