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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명예기자가 만난 사람들] 발로 뛰며 선교하는 에스텔 할머니

작성자 : 전창남 작성일 : 2012-09-13 조회수 : 832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코 16장 15절)
 
   선교 대상의 선택, 선교 요령이나 방법 등은 각 개인의 인간관계, 친화력, 사회적인 위치, 각자의 능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선교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발로 뛰어야 함을 보여주는 선교의 달인 김종분(에스텔·76세) 할머니의 선교 방법을 소개하여, 선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인터뷰를 마련했다.
 
   현재 고등동성당 노인 성경대학 학생회장인 김종분 할머니는 수원대리구 성령기도회 성령쇄신 중재기도 분과장 겸 안내부장, 파티마의 성모 셀 기도회 부회장, 레지오 마리애 다윗의 탑 쁘레시디움 단장을 맡고 있으며, 그가 세상을 살아온 역정만큼이나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행동이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되고 귀감이 되고 있다.
 
   1978년 성탄 때 서울 옥수동 본당 외방선교회 신부님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에스텔 씨는  반장, 구역장을 맡고 있었지만, 인간적인 세상사에 마음이 쏠려 친목계, 돈 모으는 계, 친구들 만나서 수다 떨고 철따라 놀러 다니는 일에 온 정신을 다 빼앗기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 남편 이00 씨는 종업원 200여 명을 거느리는 중소기업의 사장으로 상당한 돈을 벌고 있었다. 그는 매일같이 술과 친구로 어울리고 여자들도 많이 따랐다. 세상살이에 부족함이 없는 그녀의 가정은 이것이 행복이고 천국인줄로만 알고 살았다고 한다.
   그 후 2남 1녀 중 막내 아들 이00 바오로 씨가 중학교 2학년 때 수유1동 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레지오 활동, 전례활동, 봉사활동 등을 열심히 하자, 본당 신부는 바오로 씨가 신학교에 가서 신부가 되기를 권유하였다. 바오로 씨는 신학교 진학을 결심하고 아버지에게 말씀드렸으나, 비신자인 남편은 매일같이 아들과 충돌했으며 가정에 불화가 끊이지 않았다.
   1998년 11월 갑자기 IMF가 닥쳐와 잘 나가던 남편의 사업과 회사는 부도가 났으며 졸지에 갈 곳이 없는 처지가 되었다. 갈 곳 없는 형편이었지만, 마침 시동생이 거처를 마련해 주었으며, 이에 1999년 5월 수원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수원으로 내려온 후 경비 일을 하던 남편에게 2000년 초 작은 아들 바오로가 성당에 갈 것을 권유했으며, 마지못해 정신이 든 남편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교리반에 나와 하느님을 알게 되어 그 해 11월 세례를 받았다.
   이제야 집안 모두가 신자가 되고 과거의 아픔을 온전히 하느님께 맡기고 의지한 에스텔 씨는 본격적으로 하느님의 작은 도구가 되기로 결심하였다.
   오직 하느님 사업만을 생각하고 동분서주 봉사하던 에스텔 씨에게 남편은 이별이라는 또한번의 충격을 안겨 주었다. 세례 후 레지오 활동과 연령회 총무일을 봉사하던 남편은 2004년 12월 독감에 걸렸는데 폐렴으로 전이가 되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당시는 몰랐지만 하느님께서 남편을 구원받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해 주시기 위함이었음이라며 감사했다.
 
   이러한 혹독한 시련을 이겨낸 에스텔 씨의 하느님 사랑과 선교 방법은 아래 인터뷰 내용과 같이 특별한 면이 있으며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게 한다.
 
기자 : 지금까지 입교 영세시킨 사람은 몇 명이나 되는지요?
에스텔 : 제가 영세한 이후 지금까지 25명 정도입니다.
 
기자 : 성령 기도회에서 중책을 맡고 기도를 열심히 잘하신다고 주위 분들이 말씀들을 하시던데요.
에스텔 : 제가 허리가 몹시 아파서 2000년부터 성령 기도회에 참가하여 하느님께 열심히 간절히 의탁하며 가슴으로부터의 기도를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성령님 말씀이 전달되고 방언을 하게 됩니다. 저는 지금 허리도 멀쩡하고 환자 방문 시에 기도를 하면 환자분들이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말하곤 합니다.
 
기자 : 천주교에 입교시키기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어떤 방법으로 입교를 시키시는지요?
에스텔 : 외인을 만나거나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에도 웃는 낮으로 어떤 종교를 가졌느냐고 물어 봅니다. 종교가 아직 없다고 하면 천주교에 나오시라고 말하고 시간을 내서 간단한 방문기도(이댁에 평화를 빕니다. 좋은 하루 좋은 일들만 있기를 빕니다 등) 및 저의 신앙체험 등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한 가정을 5-6회 정도 방문하여 기도를 드리면 대부분 마음의 문을 열곤 했습니다.
 

 
기자 : 다른 사람들이 선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에스텔 : 먼저 종교를 물어보고 성당에 나오시라고 권유 합니다. 그러면 대개 성당에 가면 무슨 좋은 일이 있느냐고 말합니다. 이는 성당에 관심이 있다는 표시이므로 성당에 나오면 너무 좋다고 말하고, 영원한 생명을 구원받기 위해 성당에 꼭 나와야 한다고 말해 줍니다. 그러면서 나의 신앙 체험을 말해 줍니다.
 ① 천주교 성당에는 신부님, 수녀님이 독신으로 사시는데 인간적인 욕심 없이 우리 신자들을 위해 희생한다고 말해주고, 그 분들은 자신을 하느님께 온전히 바치고 하느님이 축성하신 분들이라 거룩하신 삶을 살고 계신다고 말해 줍니다.
 ② 천주교는 십일조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내 신앙에 따라서 내 의지대로 감사하며 봉헌한다고 말해주면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이 옵니다.
 ③ 본당에서 입교 날자가 잡히면 전화로 시간 약속을 하고 미리 모시러 갑니다. 성당에서 만나는 봉사자마다 이번에 새로 오신 000씨라고 일일이 소개를 시켜주고 환영을 해 줍니다.
 ④ 교리시간을 확인하고, 안 나왔을 때는 전화 또는 방문하여 교리 공부에 참석하도록 돌보아주고, 궁금해 하거나 잘 모르는 부분은 보충설명으로 이해시켜 줍니다.
 ⑤ 영세 받을 때는 수녀님과 상의하여 영성적으로 성화된 분을 대부, 대모로 세우거나 제가 대모로 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대모로 된 것은 11명 정도 됩니다.
 ⑥ 영세 시킨 후에는 본당 신심 단체에 안내하여 영성적으로 성화시키고, 주일날에 세례자및 대녀들이 주일미사에 참례를 했는지 확인합니다. 주일을 지키지 못했으면 전화 통화나 방문하여 기도를 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물어보면서 관심을 가져주고 해결이 되도록 함께 노력합니다.
 ⑦ 경제적으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대녀나 세례자는 본당 총회장, 수녀님, 신부님께 말씀 드려서 본당 차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합니다.
 
기자 : 지금까지 말씀을 들어보니 실천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평소 어떤 믿음이 있어야 그렇게 할 수가 있을까요?
에스텔 : 저는 2남 1녀를 두어 모두 결혼하여 각자의 생활을 하고 있으며, 남편을 사별 한 후로는 자녀들이 생활비를 주어 혼자 생활하므로 하느님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 활동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데, 자기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맡기고 의탁하면 하느님이 다 이루어 주십니다.
 
기자 : 간단한 체험 사례 한 말씀 해 주시지요?
에스텔 : 어느 정년퇴직한 완고한 장부의 부인이 폐암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방문 하여 간절한 기도를 해 드리고 저의 체험담을 말해 주었더니, 차츰 마음의 문을 열어 성당에 나오기로 저와 새끼손가락을 걸어 약속하고 그 다음에 성당에 나와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기자 : 성령기도회 활동뿐만 아니라 성경필사, 성경경시대회 등에도 매년 참가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에스텔 : 교구에서 실시하는 성경경시대회에 참가하여 입상은 못했어도 매년 참가는 하였습니다. 성경 필사는 여러 번 썼는데, 바오로 해에 성경 신구약 필사와 5명의 세례자를 인도하여 주교님의 특별 축복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기자 : 그 외에도 많은 상을 받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참으로 장하십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 계획이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에스텔 : 제가 서울에서 살 때 성령기도회에 가자고 하면 좋지 않게 생각하여 뒤로 몰래 도망가곤 하였지요. 지금 생각하면 제가 교만 덩어리였습니다. 하느님은 저와 제 가정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질서를 바로잡고 의롭게 살라고 가르치고 꾸짖고 하며 영원한 생명을 얻어 구원 받게 하시고 지금의 성령 봉사자로 삼으셨다고 생각합니다.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고 하신 성경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주님은 나의 방패, 희망, 구원자임을 굳게 믿고 이 세상을 다 할 때까지 주님을 믿고 찬양하며 살려고 합니다. 저의 보잘 것 없는 신앙체험이 어떤 사람에게 도움이 된 다면 감사하며, 우리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아멘.
 
기자 : 오랜 시간 내주시어 감사합니다. 건강지키시어 앞으로도 하느님 사업 열심히 하시 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전창남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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