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7월 28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7-28 조회수 : 59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복음: 마태 13,31-35 
 
작은 것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닙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경보 속에서 작업을 하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온열 질환으로 쓰러지고 사망하는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소통이라도 잘 되면 어지러우면 어지럽다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의사 표현을 했을 텐데... 
 
가난하고 고된 인생 한번 바꿔보겠다고, 이역만리 타국까지 와서, 꿈도 채 이뤄보지 못하고, 그렇게 억울하게 유명을 달리한 소식을 고국의 가족들이 전해 듣게 된다면, 또 얼마나 가슴이 무너져 내릴 것인지... 
 
저도 요즘 아이들이 오기 전, 안전한 공간을 준비하기 위해 열심히 예초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여름 예초 작업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예초기 칼날이 땅에 닿으면 잔돌들이 튀기 때문에, 긴 팔에 긴바지, 장화와 안전모, 거기다 앞치마까지 두르면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릅니다. 
 
그래도 저는 기본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편입니다.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3가지가 중요합니다.
규칙적인 수분 공급, 그리고 햇볕 아래 일하다가 정기적으로 그늘을 찾는 것.
그리고 더위로 인해 핑 돌거나 어질어질할 때는 즉시 휴식을 취하는 것입니다. 
 
사장님들이나 관리자들께서는 폭염 속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시원한 사무실에만 앉아계시지 마시고, 수시로 현장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직원들 얼굴도 살펴보고, 적정한 휴식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실 때는 그냥 가지 마시고 시원한 생수나 음료수를 들고 가서 하나씩 권해드리면 얼마나 좋은 모습이겠습니까? 
 
저도 바깥에서 자주 일하다보니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에 대한 동지 의식이 자연스레 생겼습니다.
그래서 작은 나눔이지만 실행하고 있습니다.
시원하게 얼린 생수를 냉동고와 냉장고에 잔뜩 준비해놓습니다.
혹서 속에 바삐 움직이시는 택배기사님들, 안전관리자들, 기술자분들에게 얼린 물을 하나씩 드리니, 별것 아니지만 참 좋아하십니다. 
 
살다 보니 작은 것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니더군요. 오늘 내가 행하는 지극히 작은 친절 하나, 작은 선행 하나, 작은 격려의 말 한 마디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누군가에게 얼마나 큰 힘과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오늘 우리가 일상 안에서 반복하는 작은 사랑의 실천 하나를 대체 누가 알아주고,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 하늘나라에서는 깜짝 놀랄 정도로 큰 것이 되어,
우리에게 건네질 주님의 상급이 엄청날 것입니다. 
 
오늘 겨자씨 비유 말씀과도 연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마태 13,32) 
 
다들 무더위에 힘들어하는 요즘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힘겨워하는 이 세상과 동료 인간들에게 어떤 사랑의 겨자씨 하나를 뿌릴 것인지 고민해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