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1,15-26
복음 전파자에겐 실망도 교만이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복음 전파’입니다.
그 대상이 배우자일 수 있고 자녀일 수 있고 친지들, 친구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좀처럼 잘 돌아서지 않습니다. 이때 ‘안되나 보다!’라고 실망하여 무너질 때가 있고, 더 심각하게는 그것이 내가 성령으로 충만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자책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예수님도 믿지 않았던 사람이 많았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여 주실 것입니다.
"네가 뿌린 씨앗 중 어떤 것은 길가에 떨어져
새들이 먹어버리기도 하고, 어떤 것은 돌밭에 떨어져 뿌리를 내리지 못하기도 하지만,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은 무성한 열매를 맺지 않느냐. 너는 열매를 맺지 못할 씨앗 때문에
실망할 것이 아니라, 좋은 땅에 뿌려질 씨앗에 집중하여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마귀를 쫓아내는 기적을 두고 베엘제불의 힘을 빌렸다는 비난을
받으셨을 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루카 11,19-20)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활동은 누구도 알아보지 못할 수 없다고 단언하십니다.
하느님 나라의 현존은 눈에 보이는 증거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어떤 대통령이 98%의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하였다면 믿을 수 있겠습니까?
공산독재 체제가 아니면 불가능한 수치일 것입니다.
그러나 르완다의 폴 카가메 대통령의 실제 수치입니다.
폴 카가메는 2003년 대선에서 95.05%, 2010년 93.08%, 2017년 대선에서는 무려 98.79%라는 경이적인 득표율로 당선되었습니다.
그는 임기 제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을 개정하고 사실상 종신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부여받았습니다. 국민들은 그가 아니면 그 누구도 르완다를 이 증오와 절망의 늪에서 건져내 평화롭고 번영하는 나라로 만들 수 없었음을 온몸으로 알아본 것입니다.
1994년 르완다에서 일어난 집단 학살은 인간 내면의 악, 즉 사탄의 활동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비극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종족 분쟁이 아니었습니다.
사탄은 진리를 왜곡하고 거짓말을 유포하며
(요한 8,44), 분열과 불화를 조장하고 사랑을 파괴합니다(마르 3,25).
'후투족'과 '투치족'이라는 정체성이 라디오 방송을 통해 '바퀴벌레'와 '살인자'로 비인간화되었고, 서로를 향한 증오와 거짓이 진실처럼 퍼져나갔습니다.
100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무려 8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웃의 손에 살해당하는 상상할 수 없는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이 절망의 땅에서, 폴 카가메(Paul Kagame)는 르완다 애국전선(RPF)을 이끌고 학살을
종식시켰습니다.
그리고 그는 독실한 로마 가톨릭 신자로서 국가 재건의 최전선에 서게 됩니다.
그는 악령이 뿌려놓은 증오와 분열의 씨앗을 뽑아내고, 성령의 힘으로 하느님 나라의 가치를
르완다 땅에 심으려 노력했습니다.
카가메 정부는 '후투족', '투치족'이라는 종족 구분을 공식적으로 폐지하고, 모든 시민을
'르완다인'으로 통합하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했습니다.
수십만 명의 학살 가담자들을 처리하기 위해 전통적인 '가차카(Gacaca)' 공동체 법정을 부활시켜, 피해자와 가해자가 직접 만나 진실을 밝히고 용서와 화해를 구하도록 했습니다.
르완다는 카가메 집권 이후 '아프리카의 싱가포르'를 표방하며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World Bank 자료에 따르면, 르완다의 연평균 GDP 성장률은 2000년대 이후 7~8%에 달했습니다.
특히 부패 척결에 대한 그의 강력한 의지는 국가를 청렴하게 만들었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의 부패인식지수(CPI)에서 르완다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해외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처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르완다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힙니다. 또한, 전국민 건강보험 시스템을 구축하고 교육 인프라를 확대하여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켰습니다.
이는 악령이 가져오는 '불안'과 '절망'에 맞서 '평화'와 '희망'의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려는 노력입니다.
르완다 국민 대다수가 카가메 대통령을 통해 성령의 활동을 알아본 것처럼, 우리는 이러한 교회 안의 수많은 증거들을 통해 하느님 나라가 우리 가운데 와 있음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부 사람들은 이처럼 명확한 증거를 보고도 믿지 않거나, 교회를 비난하고
외면하기도 합니다.
폴 카가메 대통령의 경우에도, 1~2%의 반대 의견은 존재합니다.
이들은 종종 '장기집권'이나 '권위주의'를 비판하지만, 때로는 자신들의 정치적 야망이나 자기 이익을 위해 빛을 거부하고 어둠을 택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수많은 기적을 행하시고 진리를 선포하셨지만, 가리옷 유다처럼 본성적으로 악을
선택한 자들은 그분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빛이 드러나는 것을 싫어합니다.
왜냐하면 빛이 드러나면 자신들의 분열과 거짓말,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어둠의 행위가 폭로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복음을 전하다가, 혹은 성령의 이끄심으로 선한 일을 하다가도 알아주지 않거나
비난하는 이들 때문에 실망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들이 믿지 않는 것은 증거가 없어서가 아니라,
믿기를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근원적으로 빛을 거부하고 어둠을 선택한 이들이기에, 빛을 싫어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도 성령의 힘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을 해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도 하시지 못한 일을 내가 이뤄낼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맙시다.
이것이 교만입니다.
내 이성과 능력으로 하려고 했기 때문에 실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의 활동은 알아보지 못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용기를 내십시오.
선을 선택한 이들은 결코 알아보지 못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도 성령의 손가락에 쓰임 받는 하느님 나라의 증거자입니다.
내가 성령이 충만하면 다 나를 지지해줄 것이라 믿는 것은 교만입니다.
그 전에 어둠을 선택한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지치지 말고 나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선택은 그들이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순종하여 나아갈 뿐입니다.
나에게 가치가 있는 것은 나 때문에 믿는 이들이 아니라, 내가 주님의 명령을 따르고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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