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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18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1-18 조회수 : 19

복음: 루카 19,1-10: “사람의 아들은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오늘 복음은 예리코에서 예수님과 세관장 자캐오의 만남을 전해 준다. 사람들의 멸시와 죄의 무게 속에서 살던 자캐오가 예수님을 만나 완전히 변화된 삶을 살게 되는 모습은, 구원이란 인간의 노력만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로운 눈길에서 시작됨을 보여준다. 자캐오는 세관장이었고, 부와 권력을 가졌지만 사람들로부터 죄인으로 손가락질당했다. 그러나 그는 예수님을 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갔다. 군중은 자캐오의 눈을 가리는 죄와 편견의 장막이었지만, 그는 그 장벽을 넘어선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를 향해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5절) 말씀하신다. 이는 예수님께서 죄인과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내는 장면이다. 자캐오는 기쁨으로 예수님을 맞이하고, 회심의 열매를 맺는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또 횡령한 것이 있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8절) 예수님은 곧바로 선포하신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9절) 구원은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예수님을 만날 때 이루어진다. 
 
성 암브로시오는 이렇게 말한다. “자캐오는 나무 위에서 예수님을 보았으나, 사실은 주님께서 먼저 자캐오를 보고 계셨다. 인간의 눈보다 먼저 닿는 것은 하느님의 눈길이다.”(Expositio Evangelii secundum Lucam, VII, 83) 성 아우구스티노도 회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찾으시지 않았다면, 우리는 결코 그분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Confessiones, XIII,1) 교리서 또한 구원의 은총은 하느님께서 먼저 다가오시는 은혜라고 가르친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먼저 찾으시며, 그분의 은총이 없이는 우리는 한 걸음도 내디딜 수 없다.”(2001항) 
 
우리도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간 자캐오처럼 십자가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주님을 보기 위해 필요한 용기를 내야 한다. 또한 자캐오가 회심의 열매로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었던 것처럼, 우리의 신앙은 반드시 사랑과 나눔의 행위로 이어져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5절) 주님은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우리의 집, 우리의 마음 한가운데에 오시기를 원하신다. 우리가 죄와 이기심의 군중을 떠나 주님을 바라볼 때, 우리에게도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9절)는 말씀이 선포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자캐오처럼 용기 있게 주님을 바라보고, 회심의 열매로 나눔과 사랑의 삶을 살아가도록 하겠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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