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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23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2-23 조회수 : 125

복음: 마태 25,31-46: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오늘 복음은 사순절에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이 시기를 살며 부활을 맞이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예수님께서는 최후 심판의 장면을 통해, 부활의 영광에 참여하는 길은 바로 이웃 사랑의 실천임을 가르치신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신비로운 방식으로 가장 작은 이들과 자신을 동일시하신다. “내가 굶주렸을 때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말랐을 때 마실 것을 주었다.”(35절). 이는 단순히 가난한 자를 돕는 차원을 넘어선다. 성 암브로시오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는 가난한 이 안에서 굶주리시며, 네 손 안에서 배불리신다.”(De Nabuthae 12,53) 즉, 우리가 행하는 자비의 행위는 단순한 선행이 아니라, 그리스도 자신에게 봉사하는 것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 구절을 해석하며 말한다. “그분께서는 ‘너희가 금식하지 않았다.’거나 ‘기도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시지 않는다. 다만 ‘너희가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고 말씀하신다.”(In Matth. Hom. 79,2) 이는 종말의 심판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 이웃 사랑의 실천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교회 전통도 이를 강조하며, 교리서는 “가난한 이와 고통받는 이를 향한 자비의 행위는 복음의 증거이며, 그것이 없으면 참된 사랑은 존재할 수 없다.”(2447항) 가르친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영원한 불”(41절)은 본래 인간을 위해 준비된 것이 아니라, 악마와 그를 따르는 세력을 위해 준비된 것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벌하기 위하여 지옥을 창조하지 않으셨다. 다만 인간이 자기 의지로 그 길을 택할 때, 그 결과로 들어가는 것이다.”(De Civitate Dei XXI,17) 따라서 단죄는 하느님이 원하셔서가 아니라, 사랑을 외면한 인간 스스로가 초래한 결과다. 

 

사순 시기는 단순히 개인의 영적 수련만이 아니라, 이웃 안에서 그리스도를 알아보고 섬기는 훈련의 때이다. 금식과 기도, 자선은 서로 분리되지 않고, 이웃 사랑을 구체화할 때 온전히 완성된다.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신앙과 이성”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사랑 안에서만 자신을 발견한다.” 이웃을 사랑할 때 우리는 자신 안에서 주님의 형상을 발견하게 된다. 

 

사순 제1주간을 시작하며 복음은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굶주린 이 안에서 주님을 알아보고 있는가? 목마른 이, 병든 이, 감옥에 갇힌 이 안에서 그리스도를 섬기고 있는가? 

 

우리의 종말은 우리의 입술이 아니라, 우리의 손과 발로 증거한 사랑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이웃 안에서 주님을 알아뵙고 사랑하는 삶을 살아, 부활의 영광에 함께 참여하는 사순절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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