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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5-09 조회수 : 60

2026년 5월 9일 부활 제5주간 토요일

 

 

2년 동안의 보좌신부 생활을 한 뒤에 국내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했습니다. 원래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었기에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스스로 믿었습니다. 그러나 공부하면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20대의 젊은 청년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저의 부족함이 너무 크게 느껴졌고, 같은 공부하는 청년들은 저를 그냥 나이 많으면서도 프로그래밍을 잘하지 못하는 형, 오빠로 대우했습니다. 사실 보좌신부로 있을 때, 젊은 신부인데도 강론 잘한다는 칭찬도 많이 들었고, 또 능력이 많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회로 나가보니 여기에 존경과 사랑은 전혀 없었습니다. 사회 안에서의 삭막함을 절절히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신부라는 옷을 벗어 던지면 이 세상 안에서 너무나 부족한 저였습니다. 결국 주님 덕분에 잘 산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누리던 권위와 안정은 모두 저의 실력과 능력 때문이 아니라, 주님께서 마련해 주신 것이었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깨달으니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신 차리고 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잠을 줄이면서 공부했습니다.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강의에 도움이 될 모든 교육을 찾아서 들었습니다. 끊임없이 저를 채찍질하며 살았습니다. 주님 덕만 보면서 편안한 삶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더 나은 ‘나’의 발견이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한 것뿐인데, 주님께서 혜택 보는 것이 아니라 제가 혜택을 보게 됩니다. 이렇게 주님께서는 주시기만 하십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요한 15,18)

 

요한복음이 말하는 세상은 단순히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라는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하느님의 통치를 거부하고, 자기중심적인 욕망과 어둠의 원리로 움직이는 세력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런 세상 속에서 제자들을 뽑아 세우십니다. 어둠의 진영에서 빛의 진영으로 적을 옮겨 준 것입니다. 세상의 눈에 제자들은 자신들의 방식에 동조하지 않는 배신자로 비칠 것입니다. 그래서 불편하게 생각하고 미워하는 것입니다.

 

이런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며 편안함을 누리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이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의 사랑 안에 머물면서 그분의 가르침대로 이웃을 섬기며 정직하게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세상이 미워한다고 해도 두려워하거나 낙심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오히려 그 미움은 우리가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친히 뽑아 세우신 주님의 참된 친구임을 증명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면 머물수록 더 커다란 은총을 받게 됨을 깨닫습니다. 그 사랑에 세상이 보여주는 편안함과 안락함을 따르지 않게 됩니다. 더 열심히 주님의 뜻을 살아가며 우리는 변합니다. 더 나은 우리가 됩니다.

 

 

오늘의 명언: 우리들의 최대의 영광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쓰러질 때마다 일어나는 데 있다(골드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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